김한종 장성군수의 인사행정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세종사무소장 공모가 면접을 앞두고 취소된 데 이어 관광문화재단 상임이사 선임 과정에서는 인사청문 절차가 멈췄고, 장성먹거리통합지원센터 상임이사 공모에서는 기존 공고에 없던 ‘지방의회 경력’이 지원 자격에 포함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또 불거졌다.
각 사안의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누구를 뽑느냐’보다 ‘어떤 기준과 절차로 뽑느냐’에 있다.
세종사무소장 공모, 면접 앞두고 전격 취소
장성군은 세종사무소장 공개모집을 진행해 서류전형까지 마쳤지만 면접을 앞두고 공모를 취소했다. ,장성군은 행정환경 변화와 세종사무소 기능 재편, 인력 운영계획 재설계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미 공모가 진행되고 서류심사까지 끝난 상황에서 뒤늦게 절차가 중단된 셈이다.
공모를 시작할 당시 조직 개편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지원자들에게 발생한 혼선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가 남은 쟁점이다.
먹거리센터장 공모, ‘지방의회 경력’ 인정 논란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상임이사 공모에서도 지원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31일 공고에는 과거 공고와 달리 공공기관의 범위에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지방의회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지방의원 경력을 공공기관 근무 경력으로 인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실제 전직 지방의원들도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쟁점은 지방의회가 공공기관에 포함될 수 있느냐는 법률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지방의원의 의정활동 경력이 먹거리·농업·유통·공공급식 분야 기관의 상임이사 경력요건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기존 공고와 달라진 이유가 무엇인지가 핵심이다.
특히 지원 자격을 결정한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심사와 면접심사까지 담당했다는 점에서 기준 설정과 평가 과정의 독립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문성·리더십’ 평가, 객관성 확보했나
센터장 심사에는 전문성, 리더십, 경영혁신, 조직친화력, 윤리관 등 정성적인 평가항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항목은 평가자의 판단에 따라 점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평가항목의 나열이 아니라 각 항목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다.
특히 센터의 경영성과와 재정 건전성 등이 중요한 상황인 만큼 농업·먹거리 분야 전문성뿐 아니라 실제 경영능력과 조직관리 경험을 어떻게 평가했는지가 검증 대상이다.
공모 전부터 특정 인사 내정설이 제기됐던 만큼 실제 심사 결과와 객관적인 평가자료를 비교해 볼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관광문화재단 상임이사 선임 과정도 순탄치 않다.
장성군은 공개모집 단계에서 최종후보자에 대한 군의회 인사청문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최종후보자로 유성수 전 전남도의원을 선정했다.
그러나 이후 인사청문 요청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재단 설립과 관련한 조례 정비 필요성도 뒤늦게 제기됐다.
여기에 출연금을 기존 2억 원에서 3억6천만원으로 늘리는 변경 계획안까지 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재단 출범 절차에도 제동이 걸렸다. 공모와 후보자 선정은 먼저 진행됐지만 제도적·재정적 기반을 갖추는 후속 절차가 뒤따르지 못한 것이다.
장성군 같은 출연 기관인데 왜 인사 검증 방식은 다른가? .. 한쪽은 청문, 한쪽은 제외
검증 기준, 장성군과 군의회가 설명해야..
두 출연 기관의 인사 과정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인사청문 적용 여부가 다르다는 점이다.
관광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청문 대상으로 추진하면서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상임이사는 제외됐다면 두 직위의 법적 지위와 업무 권한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분명해야 한다.
먹거리센터는 이사장이 기관을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하며 센터장은 이사장을 보좌해 업무를 지휘·집행하는 구조다.
관광문화재단 역시 군수가 이사장을 맡고 상임이사가 실무를 담당하는 구조인 만큼, 두 기관의 차이가 무엇인지가 핵심이다.
법적 지위가 다르다면 그 차이가 청문 여부를 결정한 근거가 돼야 하고, 실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다면 기관별 검증 방식이 달라진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문제는 ‘인사권’이 아니라 ‘인사 과정’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권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공개모집을 실시했다면 지원자들에게 동일한 조건이 적용됐는지, 자격요건 변경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는지, 평가기준이 실제 심사에서 일관되게 적용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번 논란에서 장성군이 풀어야 할 핵심도 여기에 있다.
세종사무소장 공모 취소 과정, 먹거리센터 자격요건 변경과 심사기준, 관광문화재단 인사청문 지연 경위 등 각각의 기록을 통해 행정 판단의 근거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군민이 지켜보는 것은 ‘결과’보다 ‘과정’
최근 잇따른 인사 논란은 개별 인사 한 건의 문제가 아니라 장성군 인사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공모를 시작했다가 중단하고, 기존과 다른 자격기준을 적용하고, 한 기관에는 청문을 추진하면서 다른 기관에는 적용하지 않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행정의 일관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한종 장성군수의 인사권이 군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결과보다 과정이 납득돼야 한다.
지금 장성군에 필요한 것은 인사 논란을 둘러싼 해명이 아니라, 논란이 발생한 각각의 과정과 기준을 차분하게 공개하고 검증받는 일이다.
인사권은 군수의 권한이지만, 인사 과정에 대한 감시는 군민의 권리다. 여기에 장성군의회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