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계묘年) 송년시
산등성이 타고 산바람 불어오던 새 아침
처음도 끝도 없는 삼백예순날의 첫 날
설렘과 떨림으로 맞이했던 새해가 엊그제였건만
눈 깜작할 사이가 순간瞬間이요
숨 한번 쉬는 사이가 순식간瞬息間이니
눈 한번 깜짝이고 숨 한 번 쉬고 나니 365일 끝 날이라네.
해질 녘 긴~ 그림자
문풍지 울어대는 북풍한설 찬바람에
시리고 춥고 된서리에 몸서리치는 잿빛 하늘가
저물어가는 한 해의 끝자락
처음도 끝도 모르는 억겁광음의 시공을 건너
저 광활한 우주의 심연에 이르지 않으랴!
일 년 삼백육십오일 뜨고 지고 뜨고 지고
달은 지구를 돌고 지구는 태양을 돌고
쉼 없이 돌고 돌아 마침내 사라지는 2022년이여!
물밀 듯 밀려오는 오래된 미래여!
밀리고 밀려가는 세월의 강이여
지금은 가고 내일은 오는 것, 흐르는 강물을 뉘 막으랴!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아듀~
2023년 송년의 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