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기영정(長城 耆英亭): 문화재자료 1984.2.29.

기영정(耆英亭)은 오랫동안 청렴(淸廉)한 관직(官職)생활을 마치고 나이 들어 고향에서 지내고 있는 청백리(淸白吏) 지지당(知止堂) 송흠(宋欽, 1459~1547) 선생의 편안한 여생(餘生)을 위하여 1543년 중종 임금이 새로 부임하는 전라도 관찰사 규암 송인수(1499~1547)에게 “85세의 송흠을 위해 정자를 지어주고 큰 잔치를 베풀라”라는 어명(御命)으로 삼계면 천방길 *관수정(觀水亭) 건너편 경치가 아름다운 용암천 위에 세운 정면 2칸· 측면 2칸 규모의 정자(亭子)이다.

지붕은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며 바닥은 마루를 깔아 대청(大廳)으로만 쓰고 사방은 낮은 평난간(平欄干)을 돌렸고 낮은 돌 기단(基壇) 위에 큰 덤벙 주춧돌을 놓고 원형기둥을 세웠다.

1544년 이곳에서는 나주 목사 조희의 주관 아래 송흠 선생을 위로하고 정자 건립을 축하(祝賀)하는 잔치가 베풀어졌는데 당시 전라도 관찰사 송인수, 나주, 영광, 장성, 진원 등 주변 10개 고을의 수령, 지역 선비, 백성 등 수천 명의 구경꾼이 모였으며, 처용무(處容舞), 관음찬(觀音讚), 뱃노래 등의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1597년 정유재란(丁酉再亂) 때 화재로 없어졌으나, 1856년 송인수 선생의 10대손(代孫) 송겸수가 영광 군수 때 다시 건립한 150여 년이 지난 유서 깊은 기영정(耆英亭)의 기(耆)는 70세 이상의 노인(老人)을, 영(英)은 가장 빼어난 풀로 꽃부리를 뜻하므로 “나이 많고 덕(德)이 높은 노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기리는 정자”란 의미다.

삼마태수(三馬太守)로 유명한 청백리(淸白吏)인 지지당(知止堂) 송흠(宋欽) 선생은 홍문관(弘文館)을 시작으로 병조판서, 이조판서, 의정부 좌참찬, 판중추부사, 전라도 관찰사, 보성. 옥천. 여산군수, 순천.담양.장흥부사, 나주목사 등을 역임하였으며 98세의 노모(老母)를 봉양을 위해 전라도관찰사에서 물러나 3년 동안 지극정성으로 모신 효자(孝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