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한가위) 이야기
⟪삼국사기⟫에 전하기를, 신라 제3대 유리왕 9년(서기 32년)에 왕이 6부를 정하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部內)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하여 두 패로 가른 뒤, 편을 짜서 7월 16일 부터 날마다 뜰에 모여 길쌈을 하는데, 한 달 후 8월15일에 이르러 그 공이 많고 적음을 살펴서 지는 편은 술과 밥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게 사례하고, 이에 온갖 유희가 일어나니 이를 가배(嘉俳)라 하였고, 8월 한가위란 8월 달 중에서도 정(正) 가운데란 뜻이니, "한"은 제일(第一), 큰(大)의 뜻 이외에도 한(正)의 뜻이기도 하다.
▢ 추석 차례 상 차리는 다섯 가지 기본형이란?
1) 홍동백서(紅東白西) : 붉은색 과일은 동쪽, 하얀색 과일은 서쪽.
2) 조율이시(棗栗梨柿) : 대추, 밤, 배, 감 순서.
3) 어동육서(魚東肉西) : 어류는 동쪽, 육류 서쪽.
4) 두동미서(頭東尾西) : 생선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5) 좌포우혜(左脯右醯) : 포는 왼쪽에 식혜는 오른쪽.
▢ 조율이시의 의미
◊ 대추씨1개: 임금 ➜ 자손번창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주렁주렁
◊ 밤 씨 3개: 3정승인 영의정, 좌우정, 우의정 ➜ 원형보전, 정통성
◊ 배 씨 6개: 6조판서인 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판서➜ 황색행복
◊ 감 씨 8개: 8도 관찰사를 ➜ 접(교육) 안 붙이면 고욤나무 그대로
▢ 제사상에 과일을 윗 쪽만 살짝 깎아 놓는 까닭은?
◊ 귀신들은 느낌으로 먹는 촉식(觸食)이기에 맛이나 보시라는 배려.
▢ 산소 갈 때 주과포(酒果脯)를 쓰는 의미
산소에 갈 때 주과포(酒果脯)라 하여 술 한 병에 사과. 배 과일 몇 개 와 포만 갖고 가는 의미는 즉 산야(山野)에서 생산되는 과일(果)에 집(家)에서 생산되는 술(酒)과 바다(海)에서 생산되는 포(胞)를 갖춰 산과 바다 집의 대표산물이란 뜻.
▢ 감 놔라 배 놔라! ➜ 쓰는 것이 법(?) : 열대과일, 피자, 아메리카노 등등
추석에 조상님께 제사를 모시는 일은 대대로 이어온 조상숭배의 전통적 민족문화로서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조선조 역대 임금과 왕비의 위패를 모시던 종묘의 엄격한 제례처럼 신분에 관계없이 집집마다 제사의식은 장중하고 엄격하였으나 갈수록 급변하는 시대조류에 따라 격식도 무엄(無嚴)해진 중구난방이요제사상(祭祀床) 상차림의 지극정성 역시 그저 하나의 옛 문화일 뿐!원근(遠近)의 일가친척들이 모두 모여 조상의 음덕을 새기며 햇곡식과 햇과일 등을 함께 먹으면서 오순도순 훈훈한 가족애를 느끼며 끈끈한 정(情)을 나누던 잔치 적 옛 제사는 정녕 사라져버린 것인가?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산해진미를 차려놓고 “차린 것은 없지만 흠뻑 흠향하소서!”
“사후에 만반진수(滿盤珍羞)는 생전에 불여 일배주(一杯酒)만도 못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