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임신과 상상대박
수 년 만에 아무 소식도 없던
오랜 된 친구가 느닷없아 찾아와
할 말이 있다며 가라사대
“야, 나 요즘 주식으로 5억 벌었다.
옛날 IMF 때 하루 3천 만 원씩 빠져나갈 때
2천 원짜리 자장면 배달하며 피눈물을 흘렸었다.”
그리고는 커피 한 잔 훌쩍 마시더니
“야, 나 간다!” 그러더니 타고 온
자장면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휑하니 사라졌다.
그의 말대로 대박이 터졌다면 좋으련만
혹시 상상임신처럼 상상대박이 터져
꿈속에서 꿈을 꾸며 헤매는지 모르겠다.
친구여! 지금 우린 생존 자체가 대박이 아니던가?
깡 소주 한 잔에 담배 꼬나물고
오토바이 자장면 배달은 현재 진행형!
나태주 시인의 ‘행복’이란 시 하나!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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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는 충분히 행복하지 않는가?
너도 그렇다!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