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의 세상사는 이야기
그 많던 똥개들은 어디로 갔을까?
icon 笑泉
icon 2021-07-30 07:52:14  |  icon 조회: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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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똥개들은 어디로 갔을까?

 

불과 수 년 전만해도

시골 농촌지역 어디를 가더라도

누렁이 황구(黃狗)를 비롯하여 흰둥이 백구(白狗) 검둥이 흑구(黑狗) 등등

 

이른바 온갖 똥개들이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다가

한 마리가 “컹컹!” 짖기 시작하면 온 동네 똥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따라 짖던 풍경이 눈앞에 삼삼하고

 

아가들이 방바닥에 똥을 싸면 똥개를 불러 먹어 치우게 했던

옛 추억도 삼삼한데 최근엔 똥개들을 찾아 볼 수 가 없으니

그 많던 똥개들은 어디로 갔을까?

 

똥개는 말 그대로 사람 먹을 것도 태부족이었던 옛날에

사람 똥을 고농축 영양식으로 즐겨 먹었기에

자연스럽게 똥개 칭호를 받았지만

 

아무리 배가 고파도 지가 싼 똥은 안 먹었으니

지천에 깔린 게 개똥이었고 할아버지들은 삼태기에 개똥을 주워 담아

요즘 말로 친환경 유기농 비료로 요긴하게 사용하였다.

 

워리‧ 메리 ‧ 해피라는 이름으로

살랑살랑 꼬리를 치며 집 마당을 지키는 경비견으로

가끔 장날에는 강아지를 팔아 용돈도 마련하였고

 

한 여름 삼복(三伏)에는

으레 복달임 식용으로 보신탕 먹는 것이

대대로 내려온 우리 민족의 복날 풍경이 아니었던가.

 

세월 따라 시대가 바뀌었다.

오랜 세월 인간과 더불어 식용인 구(狗)와 애완용 견(犬)으로 살았던

토속견인 똥개는 점점 사라져 가고

 

애완견(愛玩犬)을 넘어 반려견(伴侶犬)으로 격상된

개들이 판치는 개 팔자가 상팔자인

개판세상(?)이 일상화 된 새로운 트랜드(trend)로 자리매김했다.

 

개 호텔, 개 병원, 개 리조트, 개 스파, 개 미용실, 개 놀이터, 개 장례식장,

개 묘지, 심지어 개 제삿날에는 제사상도 차려주는 등

개 호강이 끝이 없는 반려견 인구 천 만 시대가 래(來)하였도다.

 

온갖 치장한 개를 보듬고 다니는 반려(伴侶)견주님들의

끝없는 개 사랑 풍속도에 더하여 반려동물행동심리학, 반려동물관리사 등

수익창출을 위한 애견산업도 성업 중이고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의 방지 등 동물을 적정하게 보호ㆍ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 보장 및 복지 증진을 꾀하고, 건전하고 책임 있는 사육문화를 조성하여,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를 기르고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동물보호법’에 의거 누구든지’ 개, 고양이를 도살, 처리하여 식용 사용 판매를 불가하게 하고

전통적 개식용 문화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국민정서가 개고기는 불법 식품이라는 공감대가 대세인 시류에 따라

 

개고기는 현행법상 식약처 인증식품이 아니기에

판매 시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등의 행정 처분을 받거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으며

 

또한 소, 말, 양, 돼지, 닭, 오리, 그 밖에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을

'가축'으로 분류하는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도 개는 포함되지 않아

결국 개고기는 어느덧 개밥의 도토리 신세가 되었다.

 

따라서 “개똥도 약에 쓸라니 없다”는 속담처럼

보신탕 원료인 똥개가 보호받기는커녕 몇 년 안 가서

멸종(滅種)되어 아득한 똥개의 전설로 남지 않을까 싶다.

 

집 지키는 역할은 똥개 대신 cc-tv가 하지요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 굳이 개고기를 누가 먹겠는가?

설 땅을 잃어버린 똥개의 비극적 멸종 아이러니(irony)!

 

아하!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인가.

인심조석변(人心朝夕變)이요 산색고금동(山色古今同)이라

대선후보 지지율은 시시각각 변하지만------.

 

내일모래가 말복이다.

맹위(猛威)를 떨치던 삼복더위와 함께 보신탕 끝!

서늘한 밤바람에 가을이 웃는다. 나도 따라 웃는다.

 

‘입추대소(立秋大笑)’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2021-07-30 07: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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