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의 세상사는 이야기
물레방아 소리 그쳤다
icon 笑泉
icon 2021-07-25 14:37:37  |  icon 조회: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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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소리 그쳤다

 

무릇 대장부는 뜻을 품었으면 어려울수록 굳세어야 하며

늙을수록 패기 당당한‘노익장’을 과시해야 한다는 옛말에 이르되

대장부위자 궁당익견 노당익장(大丈夫爲者 窮當益堅 老當益壯)이라.

 

세월의 흐름이 멈춘 듯 늘 젊은 몸과 청춘의 마음으로 내가 태어나서 잔뼈가 굵은 통 뼈가 될 때까지

누대(累代)의 조상선영(祖上先塋)이 있는 고향에서 아들 낳고 딸 낳고

청답지희(靑踏之喜)를 누리는 나의 꿈은 노익장(vigorous old age)!

 

타향살이의 설움도 맛 볼 기회가 없었기에 흔히 말하는

제2의 고향이나 제3의 고향도 없이 오직 내 고향 장성에서

하루하루 살아온 세월이 딱 75년!

 

아, 무정세월이여!

그 옛날 중학교 음악시간에 불렀던 ‘매기의 추억’이

은설이 은우 할아버지‘소천笑泉의 추억’이 될 줄이야!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매기 같이 앉아서 놀던 곳

물레방아 소리 들린다. 매기 아 내 희미한 옛 생각

동산 수풀은 없어지고 장미화만 피어 만발하였다

물레방아 소리 그쳤다 매기 내 사랑하는 매기야

 

옛날에 황룡강 강변에 메기 잡아 끓여서 먹던 곳

보리피리 소리 들린다. 메기 아 맛 얼큰한 메기 탕

소꼽 친구는 사라지고 갈대꽃만 피어 흔들거렸다.

보리피리 소리 그쳤다. 메기 내 먹고 싶은 메기야.

 

똑같은 교실에서 똑같은 선생님에게 똑같이 배우고 똑같은 교문을 나왔지만

오랜 세월동안 천차만별의 모습으로 변하듯

똑같은 세월을 살았다고 결코 똑같은 인생이 아니더라.

 

그렇저렇 소일하며 그렇저렇 살기엔 여생(餘生)이 너무 짧기에

폭삭 늙어빠진 모모(耄耄)한 얼굴이 되기 전에

대장부(大丈夫) 못 된 한을 노장부(老壯夫)로 풀리라.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름답게 꽃피는

님들과 함께 늘 웃으면서

노장부의 즐거운 인생을 노래하리라.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2021-07-25 14: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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