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축년(辛丑年) 2021 신년시(新年詩)
신축년 새해 새날 새아침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황룡강변을 걸으며
눈구름 속에 떠오르는 장엄한 태양을 맞노라!
억겁만년 멀고 먼 우주의 끝에서
죽어가는 역질(疫疾)의 신음소리를 잠재우려
지구별에 찾아 온 구원의 빛이길 소망하나니
새해에는
낯 익은 사람조차 낯 설은
마스크 없는 얼굴을 보았으면 좋겠다.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에 가슴을 열고
햇빛 쏟아지는 탁 트인 벌판을
야생마처럼 달렸으면 좋겠다.
우리가 사라진 세상에서
다정한 눈길로 따뜻한 손길로
우리 서로 마주 보고 웃어보면 좋겠다.
홀로 외롭다 괴롭다 말고
따뜻한 마음 속 그리움을 길러
사람냄새 가득한 풍경을 보았으면 좋겠다.
무한 허공의 나목(裸木)에도
동토(凍土)의 언 땅에도
봄이 움트는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기쁨과 웃음이 넘치고 사랑과 행복이 충만하고
베풀고 감사하고 건강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고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지만 희망일 뿐, “그런 세상은 없다”
심지 않고 거두려는 허튼 수작은 가라!
워낭소리도 낭랑하게 소띠 해 소처럼 뚜벅뚜벅
황혼의 인생길을 우보천리(牛步千里)하리라.
주) 사진 : news1에서 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