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마을 들뫼시비동산
산촌의 시골마을에 시비동산이 세워졌다.
장성군 서삼면 세포 마을은 서쪽으로 축령산, 동쪽으로는 서삼천이 흐르는 산골마을이다.
500여 년 전 밀양박씨들이 터를 잡아 이룬 집성촌으로 마을 한가운데 우산처럼 펼쳐진 커다란 정자나무가 있다. 이 자리는 북으로 모암리로 가는 길부터 남으로 서삼면 소재지에 이르는 들판이 한 눈에 내다보이는 언덕으로 오래도록 마을을 지켜온 커다란 정자나무가 있었으나 한국전쟁 무렵에 불탔고, 그 자리에 다시 심은 것이 지금의 정자나무다. 이 정자나무는 박황근 노인이 1955년에 심었는데 지금은 거목이 되어 마을 사람들의 소통과 쉼을 얻는 광장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어려서 일찍 출향한 서울의 장성유통 대표 박일균씨는
고향을 그리다가 할아버지가 심은 정자나무가 환갑을 맞이한 것을 알고,
2015년 5월 15일 박형동(당시 전남문협회장) 시인의 시 8편을 시를 새긴 시비들을
이 정자나무 아래에 세웠다.
박형동 시인의 호를 딴 이 들뫼시비동산에는 「나의 마을 세포여」「달밤」「숨바꼭질」「잡초의 땅」「잊는다는 것」「소금쟁이」「짐」「내 마음의 텃밭」등의 시가 새겨져 있다. 박형동 시인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퇴직 후에는 편백숲으로 유명한 축령산 자락의 이 마을로 돌아와 창작과 집필활동을 하여 왔다. 그는 시집 『아내의 뒷모습』 등 6의 저서를 썼으며, 장성문학상, 전남문학상, 전남도문화상을 수상한 중견작가이다. 특히 2014년에는 문불여장성이 배출한 150여 명의 작가들의 500여 작품과 문단활동을 집대성한 장성문학대관을 편찬하여 전국문인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은 바 있고 현재는 장성군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한편, 시비 제막식에는 유두석 장성군수, 김재완 의장, 윤시석 도의회부의장, 이승정 전남예총회장, 손광은 전남대명예교수, 공영갑 장성문화원장, 등 장성과 남도의 저명한 작가와 유지 및 주민들 100여 명이 대거 참석하였는데, 마을 이장 임승헌씨의 초대말씀, 박형동 시인의 인사말씀, 유두석 장성군수 손광은 교수 이승정 전남예총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마을 이장 임승헌씨는 정감이 넘치는 시비가 시비들이 세워진 마을은 우리 마을뿐일 것이라며, “이 시비는 마음의 양식이 되고 희망이 될 우리 마을의 꽃이며, 어머니의 품속 같고 어린아이의 솜사탕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 글을 쓰게 하는 살아 있는 교육장이 될 보물”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낭송가들의 시낭송이 이어졌는데, 조연화 낭송가는 박형동 시인의 ‘서럽게 피는 꽃’을 낭송하여
특별한 감동을 자아냈다.
제공 : 세포마을 출신 전 전남문협회장, 시인 박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