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의 세상사는 이야기
방하착放下着이란 무엇인가?
icon 笑泉
icon 2020-08-09 14:57:31  |  icon 조회: 863
첨부이미지

방하착放下着이란 무엇인가?

 

옛날 옛적에 어떤 스님이 탁발托鉢차 산세 험한 절벽 근처를 지나가는데

그때 갑자기 낭떠러지 절벽 아래서 “사람 살려!”라는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절벽 밑을 내려다보니 어떤 사내가 나뭇가지를 꽉 붙잡고 대롱대롱 매달려

살려달라고 발버둥을 치고 있어

 

“여보시오 이게 어찌된 일이요?” 스님이 묻자

“나는 앞 못 보는 봉사인데 발을 잘못 디뎌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져

다행히 나뭇가지를 붙잡고 살았지만 이제 힘이 빠져서 곧 죽을 지경이오!

어서 좀 구해 주시오!” 라는 다급한 대답에

 

스님이 급히 아래를 살펴보니 아뿔싸!

봉사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나뭇가지는 땅 바닥에서 불과 1미터 정도,

그렇다면 잡고 있는 나뭇가지를 그냥 놓기만 하면 될 것을~~~.

“여보시오! 지금 나뭇가지 잡은 손을 놓기만 하면 돼요. 손을 놓으시오!”

 

그러나 어쩌랴! 앞을 못 보니 손을 놓는 즉시 떨어져 즉사할 것이니

“제발 나 좀 살려주시오~!” 라고 애걸복걸 할 수밖에 없었지만

스님은 스님대로 당장 그 손을 놓으라고 계속 소리치던 와중에

 

더 이상 견딜힘이 빠진 봉사가 손을 놓치자마자

땅으로 툭 떨어지며

가벼운 엉덩방아만 찧고 멀쩡하였으니 “진즉 놓아버리면 될 것을^^^”

 

그릇된 욕망에 끝없이 집착하며 나뭇가지를 죽기 살기로 움켜쥐고

대롱대롱 매달려 발버둥치는 눈 뜬 봉사가

바로 우리 현대인들이 아닌지?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무소유의 개념인 방하착放下着의 길을 걷노라면

얽히고설킨 온갖 백팔번뇌가 깨끗이 사라져

몸이 평안하고 맘이 평온하니 더 바랄 나위가 있겠는가!?

 

그래서 산사의 스님들께서 즐겨 쓰는 화두가

“모든 걸 내려놔라, 방하착放下着하라!” 했는데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을 놓을 것입니까?” 하니까

“허허허~~~그러면 그냥 지고 가거라. 착득거着得去하라!” 하셨다 네요.

 

인생이란 요람에서 무덤까지 채우고 채워서 채워놓고

결국엔 다 비우고 비워놓고 홀가분하게 홀로 떠나는

채우고 비우고 채우고 비우는 과정의 연속이지요.

 

생이 끝나는 마지막 그 날 그 순간까지

먹고 싸고, 싸고 먹고,

또 먹고, 또 싸고

 

우리 인생에서 확실한 것 세 가지는 뭘까?

첫째,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둘째,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셋째, 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갈 때 순서가 없다.

 

우리 인생에서 불확실한 것 세 가지는 또 뭘까?

첫째, 언제 죽을지 모른다.

둘째,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

셋째,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

 

누구나 왔다 가는 인생 길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울면서 힘들게 살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으며 즐겁게 살다갑시다.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주) 탁발托鉢 : 승려가 경문을 외우며 집집이 동냥하는 일

2020-08-09 14:57:3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소천 세상사는 이야기
#번호 제목 작성자 첨부 날짜 조회
512 어리석은 듯, 아직도 청춘! 笑泉 - 2025-05-03 288
511 고천문 소천 - 2025-04-30 170
510 나그네와 청자연 笑泉 - 2025-04-30 131
509 장성 삼계면 관수정(觀水亭) 笑泉 - 2025-03-22 293
508 장성 삼계면 기영정(耆英亭) 笑泉 - 2025-03-22 184
507 끝자락 인생 이야기 笑泉 - 2025-02-07 334
506 시국 단상(時局 斷想) ▪ 멈춰라! 笑泉 - 2025-01-08 280
505 새해 첫날 笑泉 - 2025-01-05 216
504 2024 끝 날의 노래 笑泉 - 2025-01-05 161
503 송년단상(送年斷想) 笑泉 - 2024-12-28 235
502 제64회 전라남도 체육대회 성공기원 장성군 체육인의 밤 헌시 "뜨거운 남도의 핏줄" 笑泉 - 2024-12-18 198
501 춘하추동(春夏秋冬) 인생 단상(斷想) 笑泉 - 2024-11-29 226
500 황혼 인생 笑泉 - 2024-11-19 238
499 허물없는 친구야! 笑泉 - 2024-11-19 213
498 인생과 사랑의 유통기한 笑泉 - 2024-08-30 280
497 건강인생 처방전(處方箋) 笑泉 - 2024-08-30 169
496 무심무제(無心無題) 笑泉 - 2024-08-30 162
495 시작 그리고 끝 笑泉 - 2024-08-10 215
494 다시 청춘! Youth again! 笑泉 - 2024-03-06 321
493 동학농민혁명(東學農民革命) 강의안 笑泉 - 2024-01-03 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