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닭 키운 죄
시골생활의 즐거움 하나가 닭 키우는 재미다.
부화기에서 정확히 21일 만에
병아리가 태어나는 생명의 신비에서부터
차츰차츰 커 가는 재미도 쏠쏠하고
요즘 같은 삼복더위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삼계탕에 소주 한 잔은 즐거움 두 배!
하지만 욕심이 사람 잡는다 했던가?
팔아먹을 것도 아닌데 병아리 부화하는 재미에 빠져
어쩌다보니 100 여 마리가 되어버렸네
계란은 낳는 대로 먼저 본 사람이 임자요
닭도 한두 마리씩 나눠주는 재미에 빠져
“바로 이것이 시골생활의 맛이야!”
그런데 어젯밤에 그 무엇이 물어갔는지
육계용 흰 닭만을 골라
닭장 습격사건에 희생된 닭이 무려 30여 마리!
설마 지금 세상에 ‘닭서리’ 전통문화를 살리고자한 사람은 아닐 테고
들 고양이일까? 들개일까? 삵일까? 족제비일까? 너구리일까?
아, 속상해!
그랬더니 친구 왈 “모두가 네 죄 때문이다”
“뭐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랬더니 친구 왈 “닭 키운 죄! 안 잡아먹은 죄!”
그렇다! 쓸데없는 닭이 너무 많다.(사료 값도 만만치 않는데)
삼복더위가 가기 전에, 또 습격 당하기전에
이 사람 저 사람 불러 모아 삼계보신탕을 즐기리라.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