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의 세상사는 이야기
장성군민신문의 소천 인터뷰 "나는 내 인생의 대통령"
icon 笑泉
icon 2019-07-08 15:11:33  |  icon 조회: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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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천 김재선 행정동우회 상임고문을 만나다

소천의 집 소담방은 벗들의 쉼의 공간이 되어주곤한다.

"저는 ‘비공인 전국최장기 근속공무원‘입니다.”

소천 김재선 행정동우회 상임고문이 자신을 소개하는 말이다. 그는 장생에서 태어나 지난 1965~2007년 장성에서만 42년을 근무한 ‘근속공무원’이자 ’장성토박이‘다. ‘소천’이라는 그의 호는 웃을 소(笑)에 샘 천(泉)를 합친 말로, 호탕한 그의 웃음과 참으로 어울리는 호이다. 근속공무원에서 인기강사로 변신한 그를 만나 지나온 이야기와 삶에 대한 애정, 그리고 앞으로의 바람을 들어보았다.

42년 근속 후 인기강사로 변신!

소천은 장성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모두 장성에서 보냈고, 만18세가 되던 해인 1965년 공무원시험에 합격하여 공직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여 슬하에 1남1녀를 둔 가장이 되었다.아빠라는 기쁨을 가져다 준 어린 남매는 벌써 장성하여 각자의 가정을 꾸렸고 아들은 서울에서 은행지점장으로, 딸은 평택의 해운청에서 근무하며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임무도 다하고 있다.

42년 근속 중 31살에 최연소 부면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장성부읍장, 북일면장, 삼계면장을 거쳐 서삼면장으로 2007년에 정년퇴임하였다.

‘나의 하늘에게’라는 시 작품으로 ‘월간 문학세계’에 등단한 한 그는 퇴임 후 인기강사로 변신에 성공하였다. 그가 강사로서 대학교, 군부대. 경찰서 등 다양한 기관에 초청되어 강의를 할 수 있게 된 계기에는 시·수필 등 여러 작품 활동이 있었다. 2009년에 ‘시골면장이 웃음소리’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하였고 그 후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강의는 현재 150여 차례가 된다. 지난 2017년에는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인정받아 장성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장성군 홍보대사로 위촉받아 황룡강과 축령산 등 우리지역 곳곳을 소재삼아 글을 기고하고 장성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우리지역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그는 장성문화원 부원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16년에는 ‘황룡의 여의주 속으로’라는 장성 설화발굴집 발간에 편집위원장으로 참여하였고 올해에는 ‘장성군지리지총서’ 발간에 편집위원으로 참여하였다.

강사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문체부 인생나눔 멘토’이기도 하다. 우연히 퇴직공무원을 대상으로 모집공고가 뜬 것을 보고 지원하였고, 시험에 합격하여 멘토가 된 그는 주로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생의 진로문제를 강의한다. 또한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으로도 위촉을 받아 각 학교에 찾아가 통일 전망에 대해 강의를 하는 등 퇴임 후에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소천의 집, 그곳엔…

소천의 마당에는 사과나무며 감나무, 호랑이가시나무, 금목석, 은목석 등 여러 종류의 나무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그 마당 중앙에는 ‘소담방(笑談’房)이라 이름붙인 황토방이 있다. 손님을 접대하는 사랑(舍廊)과 같은 곳인데 그 방안 한편에는 아주 오래된 전축이 놓여있다. 그는 이곳에서 지인들과 함께 음식을 해먹고 차를 마시며, 그 오래된 전축으로 LP판 음악을 듣는다. 그리고 벗들과 문학이며 음악이며 세상사는 이야기 등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나눈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 부부도 이곳에 와서 쉬었다 가기도 하였다. 그리고 소천의 집 책장에는 그가 18세 되던 해부터 꾸준히 작성하여온 일기장이 있다. 이 일기장에는 아버지와 함께 하루종일 밭에 나가 일했다는 이야기부터 마을에 가뭄이 들었다는 이야기며, 리반장 회의 진행 자리배치구조며,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 미국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빼곡히 적어두고 곳곳에는 신문을 스크랩해서 모아두기도 하였다. 그 옆에는 그가 공직에 있는 동안 작성하였던 업무일지가 놓여있다. 그의 인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황금같은 인생의 석양기를 이웃사랑 실천으로…

지방행정동우회는 퇴직 공무원이 모여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기부, 나눔 등 봉사 활동을 하는 사회봉사 단체로서 장성지방행정동우회는 1984년에 출범하였다. 장성동우회에서 소천은 지난 2013~2015년 제 12·13·14대 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동우회원들 중 색소폰, 하모니카, 판소리, 노래 등의 재능을 가진 12명의 구성원들이 황금 같은 인생의 석양기라는 뜻의 ‘황금노을’이라는 이름으로 각급 사회단체나 요양원등을 찾아다니며 재능 나눔 위문공연도 하고 있다. 퇴직공무원의 공직경험과 재능의 나눔으로 지역사회의 행복증진을 위한 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광주·전남상록자원봉사단 워크숍’에서 ‘장성황금노을상록봉사단’이 봉사대상 수상을 하였고, 새로 출범하는 ‘제3기 광주전남상록자원봉사단장’에 소천이 선출되었다. 23개 단체 350명의 봉사단의 단장을 맡게 된 것이다. 지난 2014년에는 황금노을 회원들의 글을 엮어 ‘황금노을’이라는 동인지를 발간하기도 했다.

모든 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지나온 삶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재까지의 저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고, 앞으로도 인생을 재미있게 살고자 합니다. 갖지 말아야 할 것을 가지려는 탐욕이 생기면 그때부터 불행입니다. 그저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의 에너지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존재의 에너지는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살아보니 그것만큼 큰 것이 없더군요. 행복은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행복감을 주면 그것은 열 배로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가꾸지 않는 행복은 불행입니다. 행복도 항상 가꾸어야 합니다. 또한 일상이 어긋나지 않은 것도 얼마나 큰 행복입니까? 생각해보면 하나하나가 일상적으로 잘 꿰어 맞춰 돌아가는 것도 참으로 감사한 일이지요. 그리고 죽을 때는 웃으면서 우주여행 떠난다는 기분으로 죽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어딘가 새로운 세계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희노애락을 품고 있다가 결국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의 여정 아닐까요? 천상병 시인은 귀천을 이야기했는데 저는 죽으면 이 지구에서의 여행이 끝나고 또 다른 별에 대한 우주여행을 간다고 생각합니다. 그곳으로 홀연히 떠날 때 미련없고 후회없이 떠나려면 살아 있을 때 정말 행복해야 합니다. 모든 이들이 이 지구에서의 삶이 행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집 마당의 텃밭을 두고 ‘내가 아무렇게나 내버려두었다면 잡초밭이 되었겠지만, 열심히 가꾸고 보살피니 예쁜 꽃밭이 되었다’며 ‘우리네 인생도 내가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잡초밭이 될 수도 있고, 꽃밭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것은 가꾸는 자의 몫이라고 이야기 하였다. 우리는 자기인생의 정원을 잘 가꾸고 있을까? 그가 사소히 흘렸던 이 말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따끔한 충고가 되는 듯하다.

                                                                - 장유이 기자 -

2019-07-08 15: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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