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첫 눈 오는 날
낙엽 진 앙상한 나뭇가지를 바라보노라니
문득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이 생각난다.
찬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면 따스하던 너의 두 뺨이 몹시도 그리웁구나 푸르던 잎 단풍으로 곱게 곱게 물들어 그 잎 새에 사랑의 꿈 고이 간직 하렸더니 아~ 그 옛날이 너무도 그리워라 낙엽이 지면 꿈도 따라가는 줄 왜 몰랐던가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리던 차중락은 24세에 이 노래를 불렀는데
1968년 11월10일 서울의 한 공연장에서 이 노래를 부르던 중 쓰러져
스물일곱의 짧은 생을 운명적으로 마감했으니 아,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이여!
망자는 별 빛 쏟아지는 적막한 망우동 공원묘지 고요의 무덤 속에서
영원히 노래를 부르리라. “아~ 그 옛날이 너무도 그리워라”
조병화 시인이 쓴 묘갈명墓碣名 ‘낙엽의 뜻’과 함께---.
세월은 흘러서 사라지매 소리 없고
나뭇잎 때 따라 떨어지매 소리 없고
생각은 사람의 깊은 흔적 소리 없고
인간사 바뀌며 사라지매 소리 없다
아, 이 세상사는 자, 죽는 자
그 풀밭
사람 가고 잎 지고 갈림에 소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