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의 세상사는 이야기
폭염 속 귀신 잡는 할머니
icon 笑泉
icon 2018-08-02 16:37:06  |  icon 조회: 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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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귀신 잡는 할머니

하늘이 맺어 준 천생연분으로 알고
아홉이나 되는 자식들을 낳고 살기는 살았지만
무엇이 그렇게 안 맞았던지 하루도 평안한 날이 없이

날이면 날마다 티격태격,
크고 작은 부부싸움의 최후의 승자는
언제나 머리가 잘 돌아가는 영리한 할머니였으니

어느덧 팔순을 넘어
어느 순간에 북망산천 불귀의 객이 될지 모르는
늙은 할아버지의 최후의 카드는

“두고 보자. 죽은 귀신이 뭘 못 하겠어. 내 죽으면
관 뚜껑을 열고 흙을 파고 이놈의 할머니를 밤마다 귀신으로
나타 나 혼쭐나게 혼내 줄 테니 각오해!”

이렇게 벼르고 벼르던 할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시자
선산에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신 할머니 왈
“영감탱이가 죽어 쌈할 사람이 없으니 이제 심심해서 어찌 살꼬!”

그러자 동네 아줌마가 할머니에게 걱정이 되는 듯 물었다.“할머니 무섭지 않으세요? 할아버지가 관 뚜껑을 열고
밤마다 귀신 되어 나타난다 했잖아요?”
그 말을 들은 할머니 가로되...
.
.
..
.“그건 걱정 없어! 내 그럴 줄 알고 귀신도 못 나오게끔
관을 뒤집어서 묻었어! 아마 지금쯤 이 폭염 속에 땀 뻘뻘 흘리며
계속 땅 밑으로 파고 있을 거야……. 히히히!”“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2018-08-02 16: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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