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와 겹쳐 한반도를 관통하며 엄청난 피해가 예상됐던
비의 신神이라는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다행히 현해탄 동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기상특보에 쾌재를 부르면서
밤낚시 빠가사리 조행 길에 올랐던 날,
그러니까 2018년 7월3일(화) pm7시경!
낚시의 달인이라는 후배 두 명과 함께
장맛비에 뻘건 황톳물이 콸콸 넘쳐흐르는 인근 고창군 인천강변에 앉아
끝 보기 여섯 대를 편성하고 똥 지렁이 미끼를 투척하자마자
누런 빠가사리가 연달아 “빠가~빠가” “바로 이 맛이야!”
태풍 지나간 밤하늘엔 반짝이는 별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마파람 속 시원한 입질에 초리대가 포물선을 그리며 휘어질 때
순간적으로 잡아채는 전율적인 쾌감이 낚시의 묘미가 아니던가!
어느덧 밤은 깊어 자정이 지났건만 밤을 잊은 빠가사리는
저 죽는 것도 모르고 쉼 없이 달려들어 “빠가~ 빠가~!”
그렇게 날밤을 꼬박 새우고 동트는 새벽녘에 철수를 하는데
이게 웬걸?
밤새 잡은 빠가사리 ▪ 메기가 살림망에 가득 차
펄떡펄떡 퍼덕거려야 할 텐데 달랑 3마리뿐!
아뿔싸!
빠가사리, 메기, 붕어, 장어, 가물치 등등 너무 많이 잡아넣어
과부하에 걸린 살림망이 터져 버렸던 것을 몰랐다.
아! 이 허망함이라니…….
후배1 왈 : “방생은 아무나 하나요? 킥킥킥!”
후배2 왈 : “바다와 노인처럼 명작 소천과 빠가올시다. 큭큭큭!”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사진) 살림망이 안 터졌을 때 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