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의 세상사는 이야기
회혼回婚을 맞아 아내에게 바치는 감사장
icon 笑泉
icon 2017-02-09 09:56:55  |  icon 조회: 1615
첨부이미지
회혼回婚을 맞아 아내에게 바치는 감사장


감 사 합니다

결혼 60주년 다이아몬드 회혼回婚을 맞이하여
- 아내 이 선남님께 드립니다. -

지금부터 60년 전, 방년 22세의 꽃다운 당신 이선남과
23세의 청년 나 최남호가 결혼한 지 어언 60년,
넉넉지 못한 시집살이에서 잘 살아보겠다고
그동안 온갖 노력을 다한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전합니다.

나의 인생 목표가 근면․성실하게 노력하여 50마지기 정도를 경작하면서
여느 집과 같이 풍작에 소 한 번 타 보는 게 꿈이었는데
당신의 꾸준한 노력과 ‘하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2만평 이상의 대농의 꿈을 이루었으니 실로 꿈만 같습니다.

회고 컨데 배추를 심어 손수레에 싣고 비아 장에 가서 팔던 일,
갑필이를 논바닥에 뉘어 재우면서 벼를 베던 일 등등 하며
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아름다운 그 때 그 시절의 추억들 …….

특히, 1963년 봄에 11전차부대가 주둔하게 되어 선발대로 온
경상도 출신 정타관 대위의 권유로 부대지정 세탁소를 운영하게 되면서
목․금요일은 잠을 못자고(외박, 외출준비) 고생하여 번 돈으로
땅을 사고 또 사서 지금의 2만평의 대농이 된 것은
순전히 당신의 덕이라고 다시 한 번 전하고 싶소.

한 편, 내 생애 최고의 명예이며 보람은 일가친척 없는 남면에서
1985년 5월 15일 남면농협조합장에 당선되어
농협장 3선, 군의회의원 4선, 군의회의장 2회, 평통회장 등
7번의 선거에서 당선시켜 주신 덕분에 2006년 6월 퇴직 시까지
선출직 공직생활을 하게 되었으니 면민들의 그 고마운 정을 어찌 잊으리오.

여보! 살다보니 때로는 폭언도 했습니다만 순간적인 성격 탓으로
널리 이해해 주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건강하게 살다가
빨갛게 노을 지는 서산(가마봉)마루 넘어가는 해님과 같이 우리도 넘어 갑시다.

“사랑 합니다!”
2016년 12월 25일

당신의 남편 최남호 드림
2017-02-09 09:56:5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소천 세상사는 이야기
#번호 제목 작성자 첨부 날짜 조회
512 어리석은 듯, 아직도 청춘! 笑泉 - 2025-05-03 288
511 고천문 소천 - 2025-04-30 170
510 나그네와 청자연 笑泉 - 2025-04-30 131
509 장성 삼계면 관수정(觀水亭) 笑泉 - 2025-03-22 293
508 장성 삼계면 기영정(耆英亭) 笑泉 - 2025-03-22 184
507 끝자락 인생 이야기 笑泉 - 2025-02-07 334
506 시국 단상(時局 斷想) ▪ 멈춰라! 笑泉 - 2025-01-08 280
505 새해 첫날 笑泉 - 2025-01-05 216
504 2024 끝 날의 노래 笑泉 - 2025-01-05 161
503 송년단상(送年斷想) 笑泉 - 2024-12-28 235
502 제64회 전라남도 체육대회 성공기원 장성군 체육인의 밤 헌시 "뜨거운 남도의 핏줄" 笑泉 - 2024-12-18 198
501 춘하추동(春夏秋冬) 인생 단상(斷想) 笑泉 - 2024-11-29 226
500 황혼 인생 笑泉 - 2024-11-19 238
499 허물없는 친구야! 笑泉 - 2024-11-19 213
498 인생과 사랑의 유통기한 笑泉 - 2024-08-30 280
497 건강인생 처방전(處方箋) 笑泉 - 2024-08-30 169
496 무심무제(無心無題) 笑泉 - 2024-08-30 162
495 시작 그리고 끝 笑泉 - 2024-08-10 215
494 다시 청춘! Youth again! 笑泉 - 2024-03-06 321
493 동학농민혁명(東學農民革命) 강의안 笑泉 - 2024-01-03 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