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르는 강물을 뉘 막으랴!
- 시인 소천笑泉 김 재선 -
해질 녘 긴~ 그림자
문풍지 울어대는 찬바람에 시리고 춥고
된서리에 몸서리치는 잿빛 하늘가
저물어가는 한 해의 끝자락
처음도 끝도 모르는 억겁광음의 시공을
흐르고 흘러 예 왔노라.
뜨는 해 찬란한 여명의 새벽 놀
지는 해 황홀한 황혼의 저녁 놀
피멍든 병신년 삼 백 예순 닷 새여!
절망의 나락에서
‘이러려고…….’ 자괴의 한탄 속
희망의 진통이 너무 아팠지 않느냐?
보라! 온 세상을 발칵 뒤집어버린 어둠 속
악귀들의 울부짖는 소리에 밤하늘을 가른
성난 민초들의 천둥소리와 부릅뜬 눈초리를 …….
작은 불씨하나 촛불에서 횃불로 타올라
마침내 탄핵의 번갯불로 심판하나니
흐르는 강물을 뉘 막으랴!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래 그러니까 그냥 흘러도 되리라
도도한 장강대하 저 거대한 바다에 이르지 않으랴!
가라~! 시궁창보다 더러운 옛날이여!
오라~! 시냇물처럼 깨끗한 또 다른 새해 새날이여!
아듀~! 허물을 벗고 떠나가는 병신 송년의 밤이여!
모진 광풍에도 여의주를 품은
노란 꽃 만발한 황룡강 언덕에
웃음 꽃 활짝 핀 옐로우시티 장성의 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