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밭 메는 아낙네야~ 로 시작하는
‘칠갑산’ 노래에 얽힌 한 모녀의 슬픈 이야기.
옛날 아주 가난했던 시절,
‘굶기가 일쑤인 딸이 배불리 먹을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에
부잣집에 시집을 보내기로 했지만
정실 아닌 몸종 같은 첩으로 살게 될 걸 뻔히 알면서도
밥이라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면……. 하는
엄마의 마음이었는데
부잣집에서 딸을 데리러 오기로 한 날,
막상 보내려니 가슴이 미어져
차마 딸이 떠나는 것을 볼 수가 없는지라
차라리 새벽 일찍 칠갑산 자락의 콩밭을 메러 가는데
치맛자락은 이슬에 젖고 배고픈 설움의 가난 때문에
소리 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즈음
한 편, 부잣집 가마를 타고 집 떠나는 딸은
어머니를 한번이라도 보고 떠나고 싶었지만 산자락 돌고 돌아
고개 마루를 넘어가도 보이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
슬프게도 지저귀는 산새소리를 들으면서
고개를 넘어가는 꽃가마의 뒷모습을 칠갑산 산자락에서
콩밭을 메면서 차마 보지 못하는 어머니의 마음…….
칠갑산
작곡․작사 조운파, 노래 주병선
콩밭 메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주) 칠갑산 : 충남 도립공원. 청양군 대치면 해발 561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