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의 세상사는 이야기
눈 가리고 야~옹
icon 笑泉
icon 2016-01-20 13:37:44  |  icon 조회: 1633
첨부파일 : -
눈 가리고 야~옹

문풍지 울어대고 함박눈 펑펑 쏟아지는
동지섣달 긴긴 겨울밤에 잠 못 이루는
‘소세가족’님께 드리는 재미있는 이야기 시리즈…….

<제1화> 눈 가리고 야~옹

옛말에 통 큰 년이 서방질한다는 말처럼
여자가 여간 통이 크고 양악하지 아니하고서는
제 서방을 두고 다른 남정네 품에 들 수 없느니

부부의 법도를 넘어선 일이 탄로 나면 망신은 둘째 치고
우선 본 남편과 함께할 수 없는 것이 법도요
자식과도 연을 끊어야하는 엄중한 죄과임도

어느 날, 통 큰 년이 제 남편이 출타한 틈을 타서
샛서방을 제 방으로 끌어들여 얼마나 깨가 쏟아지게 좋았던지
아뿔싸, 그만 날이 샐 때까지 늦잠이 들고 말았는데

눈을 떴을 때는 얄미운 시누이가 마당에 나와 비질을 하고 있었으니
“큰 일 났어요. 큰 일. 어찌해야 좋을까? 시누이가 마당에 있는데
자기가 어떻게 몰래 빠져 나가냐 그 말이여!”

통은 큰 년이지만 들키면 큰일이란 것을 아는지라
샛서방 귀에 대고 소곤소곤 ‘이리저리 하라’ 이르고는
마당으로 내려가 시누이의 두 눈을 수건으로 꽉 조여가리면서

“야~옹! 시누이, 내가 누구 게?”
장난치는 것처럼 수작을 부리자 멋모르는 철부지 시누이가
까르르 웃으며 가라사대

“호호호. 누군 누구야. 큰언니 맞지?”
“호호호, 그래그래 맞았어요. 시누이 참 영리하네,호호호!”

이렇게‘눈 가리고 야~옹’하는 동안에
샛서방은 슬그머니 마당을 몰래 빠져나갔으니
이름 하여 “눈 가리고 야~옹”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2016-01-20 13:37:4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소천 세상사는 이야기
#번호 제목 작성자 첨부 날짜 조회
512 어리석은 듯, 아직도 청춘! 笑泉 - 2025-05-03 288
511 고천문 소천 - 2025-04-30 170
510 나그네와 청자연 笑泉 - 2025-04-30 131
509 장성 삼계면 관수정(觀水亭) 笑泉 - 2025-03-22 293
508 장성 삼계면 기영정(耆英亭) 笑泉 - 2025-03-22 184
507 끝자락 인생 이야기 笑泉 - 2025-02-07 334
506 시국 단상(時局 斷想) ▪ 멈춰라! 笑泉 - 2025-01-08 280
505 새해 첫날 笑泉 - 2025-01-05 216
504 2024 끝 날의 노래 笑泉 - 2025-01-05 161
503 송년단상(送年斷想) 笑泉 - 2024-12-28 235
502 제64회 전라남도 체육대회 성공기원 장성군 체육인의 밤 헌시 "뜨거운 남도의 핏줄" 笑泉 - 2024-12-18 198
501 춘하추동(春夏秋冬) 인생 단상(斷想) 笑泉 - 2024-11-29 226
500 황혼 인생 笑泉 - 2024-11-19 238
499 허물없는 친구야! 笑泉 - 2024-11-19 213
498 인생과 사랑의 유통기한 笑泉 - 2024-08-30 280
497 건강인생 처방전(處方箋) 笑泉 - 2024-08-30 169
496 무심무제(無心無題) 笑泉 - 2024-08-30 162
495 시작 그리고 끝 笑泉 - 2024-08-10 215
494 다시 청춘! Youth again! 笑泉 - 2024-03-06 321
493 동학농민혁명(東學農民革命) 강의안 笑泉 - 2024-01-03 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