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는 네발로 점심때는 두발로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동물이 있으니
아기 때는 네발로 커서는 두발로 늙어서는 지팡이에 의지해
세발로 걷는 존재로써 곧 만물의 영장인 사람인 바
사람은 모름지기 평생을 살면서
<하루는 저녁이, 일 년은 겨울이, 일생은 노년이 여유롭게>
즉 ‘인생삼여人生三餘’를 누려야 하나니
고단한 하루의 농사일을 끝내고 모락모락
저녁연기 피어나는 집에 돌아와 호롱불아래 오순도순
저녁밥상에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피는 ‘저녁의 여유!’
봄부터 가을까지 씨 뿌려 피땀으로 가꾼 곡식
곳간에 차곡차곡 가득 채워 등 따시고 배부르니
이 아니 좋으랴, 눈 내리는 긴 ‘겨울의 여유!’
품안의 자식들 짝을 지어 나가고
할배 할멈 둘이서 부르는 황혼의 브루스
인생의 저녁놀을 아름답게 불태우는 ‘노년의 여유’라 했다.
복서는 펀치로 말하고 정치인은 선거로 말하고
공무원은 승진과 보직으로 말하고
인생은 노년의 여유로 말하고 여유는 웃음으로 말한다.
결국은 웃음이다. 많이 웃는 삶을 위하여
새해에도 웃고 또 웃을 것이다.
설령 그 누가 비웃을지라도 …….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