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목청을 가다듬고 ‘사철가’ 한가락을 뽑아드니
(상략)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落木寒天 찬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가 되고 보면 월백 설백 천지백허니
모두가 백발이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중략)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마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마라. 가는 세월 어쩔 거냐.
(하략)
곧 겨울비가 내리고
휘몰아치는 결 바람타고
동장군이 입성하면 또 한 해가 가겠지.
그렇다!
영원한 청춘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만
“우리 생애에 오늘이 가장 젊다”는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다.
늙은 청춘들이여!
청춘이 더 가기 전에 오늘을 웃자.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