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가까이 전남 장성군수직을 양분하며 경쟁을 넘어 숙원(宿怨) 관계를 형성해 온 유두석 군수 부부와 김양수 전 군수 부부가 정치생명 위기를 맞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 12부(마옥현 부장판사)는 16일 향우 모임에서 노인들에게 식비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 군수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남편을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유 군수의 부인 이청 전 군수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유 군수에 대해 징역 8월, 이 전 군수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구형한 점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 군수는 과거 군수로 당선돼 한차례 낙마했고, 이 전 군수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유예와 벌금 90만원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재판부는 반영했다.
남편에게는 징역형을, 아내에게는 상징적인 액수인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데서 당분간 이들 부부가 선거를 치를 수 없도록 하겠다는 재판부의 의중도 읽을 수 있다.
선거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5년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유 군수 부부와 8년간 세차례 선거에서 맞붙은 김양수 전 군수도 수난을 치른 것은 마찬가지다.
김양수 전 군수는 군민에게 욕설하고도, 하지 않았다는 보도자료를 71개 언론사에 배포하고 욕설 사실을 보도한 기자들을 무고한 혐의로 지난 9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김양수 전 군수의 아내도 남편의 선거를 도와달라며 지인에게 수천만원을 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7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 포기로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4명 모두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군수 경험이 있는 세명은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5년 또는 10년간 출마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유두석군수, 김양수군수 부부의 경쟁구도는 2007년 부터 시작됐다.
2006년 당선된 유두석 군수가 돌발적인 악재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낙마하자, 부인 이청씨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군수선출을 위해 치러진 재선거에서 당시 이청 후보가 김양수 후보를 물리쳐 '부부 군수'의 탄생을 알렸다.
남편으로부터 군수직을 물려받은 이청 전 군수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김양수 후보에게 패해 군수직을 내놨다.
김양수 전 군수는 이청 전 군수와 1승 1패의 대전 결과를 낳고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는 이 전 군수의 남편인 유두석 후보와 맞붙었다.
결과는 남편의 설욕. 그러나 유 군수는 취임 6개월여 만에 다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상급심 판단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두 집안 간 경쟁으로 과열된 선거 열기에 이기려고 '반칙'까지 서슴지 않은 대가라는 비판과 함께 결국 피해는 군민들의 몫이라는 자조도 장성군 안팎에서는 나오고 있다.
"판결이 이대로 확정돼 전·현 군수 3명이 선거에서 배제되면 무주공산이 될 것"이라는 예단도 벌써 나온다.
장성 주민 조모(45)씨는 "지역을 주름잡던 두 집안의 군수들이 비슷한 시기에 1심 판결에서 무거운 형을 선고받으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다음 선거에 나가겠다는 사람들이 벌써 눈에 띈다"며 "부정·불법으로 얼룩진 지역 선거 판도는 쇄신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대안으로 삼을만한 인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암울하다"고 말했다.
보궐선거비용은 원인제공자에게 구상권청구해야앞으로 이런일이없을것입니다
우리군민의 혈세로 보궐선거하는 일이 없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