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아마도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여 고령층이 노후 자금을 자녀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보유자산을 활용해 스스로 해결하려는 인식의 확산과 어려운 서민경제생활 등을 반영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고령인과 달리 우리 농촌내 거주하고 있는 고령농업인에 대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대책은 부족하다. 주택연금제도는 대도시의 아파트 등을 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낮은 고령농업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농촌인구의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특히, 전남은 65세이상 농촌 고령인구가 39.3%로 전체 인구 고령화율 11%에 비하면 4배 수준이다.
거기에 고령화에
저하 및 한미 FTA 등의 농업개방 정책으로 경쟁력이 감소하고 있고 연간 농축산물판매수익 1천만원이하인 고령농가가 77.5%를 차지해 대부분 농업소득만으로는 노후생활이 불안정한 실정이다.
더구나 농촌지역 65세 이상 농가중 46%가 연금보험 등 정기적인 연금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노후 농업인의 생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고령농업인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위하여 2011년부터 농지연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농지연금은 우리 농촌이 국민연금 및 주택연금 제도의 사각지대로 사회안정망이 부족한 만큼 이를 보완하려는 제도다.
농가 고정자산 중 농지 비중이 72%를 차지하는 자산구조의 특성상 농지를 대상으로 한 연금상품을 도입하여 고령 농업인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즉, 농업소득외에 별도의 소득이 없는 고령농업인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세계 최초의 농지담보형 역모기지제도인 셈이다.
농지연금은 영농경력 5년 이상, 총 소유농지 3만㎡이하의 65세 이상 고령농업인이 신청할 수 있으며, 70세 이상의 농업인이 2억 원의 농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농지연금에 가입할 경우 평생 동안 매월 77만원의 정도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부부 모두 보장으로 가입자와 배우자 모두 종신까지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해당농업인이 사망시에는 배우자가 승계하여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
또한 가입자는 연금을 수령하면서 담보농지를 직접 경작할 수 있고 임대할 수도 있어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장점과 함께 정부 예산을 재원으로 시행하므로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지연금은 소득이 없거나 부족한 고령농업인에게 매월 일정금액을 지급해 노후생활이 안정되도록 기여하는 공적기능과 함께 자녀의 부양비 경감 등의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는 상품이다.
매월 이자납부와 원금 일시상환 등과 같은 금융권 대출 상품보단 사망 등으로 인한 약정 종료시에 농지연금 채무를 상환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녀 등 부양가족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는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농지에 대한 전통적인 소유욕구와 농지는 후손에게 상속시켜주어야 한다는 관념은 극복의 대상이나 보유농지의 가치를 넘어 연금이 계속 지급되기 때문에 고령농업인의 노후생활에 실질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농지연금제도 도입은 고령화시대의 친서민 복지정책으로 어려운 농촌현실에도 묵묵히 농촌을 지켜준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려는 선진 어느나라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 최초의 한국형 농업인 복지제도로 정책의 성공과 조기에 농업인들에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농업인 뿐 만 아니라 도시에 거주하는 농업인의 자녀들도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한국농어촌공사 장성지사 지사장 심 재 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