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암서원 ‘하서 작은도서관’ 개관
필암서원 ‘하서 작은도서관’ 개관
3월부터 숭의재·한장사 활용, 장서 4천여 권 보유
  • 장성뉴스
  • 입력 2025.02.2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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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장성 필암서원 일부 건물이 다른 서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작은 도서관이라는 이름의 색다른 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 (사)필암서원산앙회(이사장 김재수)는 다음 달 4일부터 필암서원 숭의재와 한장사 건물을 ‘하서 작은도서관’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도서관은 연간 4만 5천여 명에 이르는 필암서원 방문객과 인근 황룡면을 비롯한 장성군 관내 주민이 이용하게 된다.

산앙회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연말까지 서원 내 여러 곳에 분산 관리하던 기존 도서 3천여 권을 한곳에 모아 찾아보기 쉽게 분류 작업을 착수했다. 그 과정에서 ‘작은도서관’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법적 기준에 맞는 시설과 장서를 갖추어 12월 26일 도서관 등록을 마쳤다고 한다. 장성군 관내에는 진원면과 삼서면에 각각 한 곳의 작은도서관이 있는데 하서 작은 도서관 등록으로 모두 세 곳이 됐다.

개관 준비 소식을 듣고 학술원 회원이자 서울대 명예교수인 필암서원 박병호 원장이 평생 애지중지해온 책 1천여 권을 기증해 장서는 4천여 권으로 늘어났다. 십진분류법(KDC)에 의한 도서목록을 작성하는데 장시간이 소요돼 개관 시기를 올 3월로 늦추기까지 했다.

현재 하서 작은도서관 면적은 숭의재와 한장사를 합쳐 62㎡이고 열람석은 7석이며 보유 도서 4천여 권 중 1천 6백여 권은 열람과 대출이 모두 가능하다. 시설과 장서는 도서관법이 정하는 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하서 작은도서관은 설날·추석 연휴 기간을 빼놓고는 사실상 연중무휴로 운영하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단 12시∼오후 2시 점심시간은 제외). 현장에서의 당일 열람은 물론 신분증을 제시한 방문객을 대상으로 2주일 이내의 범위에서 대출도 가능하다. 한편 필암서원산앙회는 장성군 문화관광해설인협회와 지방활력연대의 협조를 받아 매일 교대로 서원에서 근무해온 문화관광해설인들이 도서 열람과 대출 편의 제공을 자원봉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필암서원은 우동사 담장 밖에 있는 장판각(오늘날의 출판사 기능 수행)과 함께 지금은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은 장서각을 부활한 셈이 됐다. 장서각이 바로 현재의 도서관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9곳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에는 장서각 건물 한 동이 옛 모습 그대로 있고, 퇴계 선생을 모신 안동 도산서원에는 광명실이라는 이름의 장서각 건물이 두 동이나 있지만 속은 모두 텅 비어있다.

필암서원의 ‘하서 작은도서관’이 유달리 수천 권의 장서를 갖추고 방문객에게 도서 열람과 대출 서비스를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게 돼 기대가 크다. 필암서원 산앙회는 ‘하서 작은도서관’ 개관에 때 맞추어 자체 홈페이지에 도서관 전용 코너를 만들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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