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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center;">다시 피는 녹두꽃, 희망의 새 역사</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p> <p style="text-align: center;">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 장수 울고 간다</p> <p style="text-align: center;">오늘(5월27일)은 제127회 장성황룡 동학농민혁명군 승전기념일입니다.</p> <p style="text-align: center;">예년 같으면 장성동학혁명기념사업회(회장 조복래) 주관으로 성대한 기념식을 통하여 동학정신을 기리고자 했을 것인바 일상이 멈춰버린 코로나19로 인하여 “다시 피는 녹두꽃, 희망의 새 역사” 라는 메시지와</p> <p style="text-align: center;">50여명의 최소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약식 기념식으로 가름한다니</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인내천(忍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동학사상으로</p> <p style="text-align: center;">반봉건주의와 반외세와 치열하게 싸우다</p> <p style="text-align: center;">스러져 간 동학의 참뜻을</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노란 창포 꽃을 비롯한 오만가지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핀</p> <p style="text-align: center;">대한민국에서 제일 긴 꽃 강,</p> <p style="text-align: center;">5월의 황룡강에서 다시 한 번 불러보자 “다시 피는 녹두꽃을!”</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때는 1895년 3월29일 음력. (양력 4월23일)</p> <p style="text-align: center;">“‘대전회통 형전’ 중 군복을 입고 말을 탄 채 관문에서 변란을 일으킨 자는 즉시 사형한다(軍服騎馬作變官文者待侍斬)는 조항에 따라 피고 전봉준을 사형에 처하노라!”</p> <p style="text-align: center;">법무아무 대신 서광범이 판결한 전봉준 등 동학 농민군 지도자들에 대한 선고 재판 판결문이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아, 전봉준!</p> <p style="text-align: center;">“정부의 명이라면 한 번 주는 것이 굳이 아까울 것 없다.</p> <p style="text-align: center;">삼가 목숨을 바치겠다. 나는 바른 길을 걷다가 죽는 사람인데 대역죄를 적용한 것은 실로 천고의 유감이다”</p> <p style="text-align: center;">“나를 죽일진대 종로 네거리에서 목을 베어 오가는 사람에게 내 피를 뿌려라! 했거늘</p> <p style="text-align: center;">어찌 이 깜깜한 적굴에서 암연히 죽이느냐”고 일갈(一喝)하며</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시래천지개동력(時來天地皆同力) 때가오니 천하가 모두 힘을 같이 했건만</p> <p style="text-align: center;">운거영웅불자모(運去英雄不自謀) 운이 다하니 영웅도 스스로 할 바를 모를 내라.</p> <p style="text-align: center;">애민정의아무실(愛民正義我無失) 백성을 사랑하는 정의일 뿐</p> <p style="text-align: center;">나에게는 과실이 없나니위국단심수유지(爲國丹心誰有知) 나라를 위하는 오직 한마음 그 누가 알리.</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마지막 절명시 ‘운명(殞命)’을 남기고</p> <p style="text-align: center;">다음 날 1895년 4월 24일 새벽 2시,</p> <p style="text-align: center;">손화중, 김덕명, 최경선, 성두한 등 동지들과 함께 교수형을 당했으니</p> <p style="text-align: center;">그 때 전봉준(1855-1895) 나이 41살 때 일이었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그렇게 녹두장군 전봉준은 41살의 젊은 나이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p> <p style="text-align: center;">‘동학란’에서 ‘동학농민운동’으로 다시 ‘동학농민혁명’으로 승화된 역사의 향기 속에</p> <p style="text-align: center;">동학혁명의 최대 격전지였던 이곳 장성의 황룡전적지에 세워진</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사적 제406호(98.6.10) ‘동학농민군승전탑’으로 다시 태어나</p> <p style="text-align: center;">민족의 횃불로 활활 타오르고 있나니 영령들이시여!</p> <p style="text-align: center;">밤하늘의 달빛 별빛아래 고이 잠드소서!</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지금부터 127년 전, 1894년 음력4월 23일(양력5월27일)</p> <p style="text-align: center;">동학농민군의 장성황룡전투는</p> <p style="text-align: center;">과연 누가 누구를 위한 전투였을까!</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조선후기 삼정의 문란으로 도탄에 빠진 백성들에게</p> <p style="text-align: center;">경주지역 몰락한 양반 최제우가 유불선을 합친 ‘동학’을 창시하고</p> <p style="text-align: center;">‘인내천’ 곧 사람이 곧 하늘이요 사람을 섬기는 것이 곧 하늘을 섬기는 것이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하여 모든 사람은 귀하고 평등하다고 설파하자</p> <p style="text-align: center;">조정에서는 세상을 현혹시키고 백성들을 속인다는 혹세무민의 죄를 씌워</p> <p style="text-align: center;">처형했고 곧이어 2대 교주 최시형의 동학 교조신원 운동과 함께</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1894년 2월 15일, 전라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과 학정에 대항하기</p> <p style="text-align: center;">위해 고부지역농민과 전봉준이 함께 고부 관아를 점령하여</p> <p style="text-align: center;">무기고를 부수고 감옥을 파괴하여 동학교도들을 풀어주고 아전들을 벌주었다.</p> <p style="text-align: center;">조정에서는 조병갑을 파직시키고 안핵사 이용태를 보내 사태를 수습하게 하였으나</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안핵사 이용태는 모든 책임을 동학교도들에게 전가시켜</p> <p style="text-align: center;">체포·투옥·살해하는 등의 동학교도 탄압과 학정에 대항하여</p> <p style="text-align: center;">드디어 무장에 집결하여 백산에서 8천 여 명의 동학농민들이</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제폭구민(除暴救民) 보국안민(輔國安民)을 외치며 제1차 동학농민 운동이 일어나</p> <p style="text-align: center;">동학농민군은 관군과 싸워 황토현 전투의 승리에 이어</p> <p style="text-align: center;">정부에서 파견한 신식 양총으로 무장한 경군 정예부대를</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죽창과 장태를 이용한 황룡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p> <p style="text-align: center;">전라도의 수도이자 이씨왕조의 태생지인 전주 감영(監營)을 점령하여</p> <p style="text-align: center;">조선조정과 전주화약을 맺게 되는 데</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감영(監營)이란 도의 관찰사가 집무하는 관아로써</p> <p style="text-align: center;">조선시대 전라도는 오늘의 전남․북 및 제주도를 관할하던 행정구역이었으며</p> <p style="text-align: center;">관찰사는 행정, 사법, 군사상의 최고 책임자였고</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여기에서 6월 11일 ① 동학교도와 정부는 서정(庶政)에 협력할 것 ② 탐관오리의 숙청 ③ 횡포한 부호의 처벌 ④ 불량한 유림(儒林)과 양반의 처벌 ⑤ 노비문서 소각 ⑥ 천인(賤人)에 대한 대우개선 ⑦ 과부 재가 허락 ⑧ 무명잡세(無名雜稅) 폐지 ⑨ 인재등용과 문벌타파 ⑩ 일본과 밀통하는 자의 엄벌 ⑪ 공사채(公私債)의 면제 ⑫ 토지의 평균 분작(分作) 등의 역사적인 전주화약(全州和約)을 체결한 후, 동학농민군은 해산했고 전라도 53군에는 집강소(執綱所)를 설치하였는데, 이는 일종의 민정기관이었으며, 동학교도가 각 읍의 집강이 되어 폐정개혁(弊政改革) 12개조로 고을을 통치하며 평등세상을 열고자 하였으나</p> <p style="text-align: center;">조정은 농민군이 서울로 쳐들어올까 겁에 질려 청나라에 원군을 요청하자</p> <p style="text-align: center;">청일 양국이 맺은 텐진조약에 의거 일본군이 들어와 마침내 청일전쟁이 터졌고</p> <p style="text-align: center;">1894년 12월 30일 관군에게 체포된 전봉준이 1895년 4월 24일 새벽 2시,</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서울에서 교수형으로 처형됨으로써 1년여에 걸친 동학농민운동은</p> <p style="text-align: center;">30∼40만 이상의 희생자를 내고 끝내 동학혁명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으나</p> <p style="text-align: center;">그 정신만은 면면히 이어져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1994년에 장성군에서 조성한 승전기념공원에는</p> <p style="text-align: center;">높이 30m, 직경 2.5m의 죽창모형의 기념탑이 서 있는데,</p> <p style="text-align: center;">당시의 전투 장면과 총알받이로 사용했던 장태(대나무를 원통형으로 엮고 짚을 넣어 만든 것)를</p> <p style="text-align: center;">두 사람이 굴리는 모습과 사대강령(四大綱領) 외 관련 시문을 음각(陰刻)한 내용을 살펴보면 …….</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조선의 눈동자</p> <p style="text-align: center;">- 시인 곽재구 -</p> <p style="text-align: center;">조선의 눈동자들은 / 황룡들에서 빛난다</p> <p style="text-align: center;">그날 우리들은 / 짚신 발과 죽창으로</p> <p style="text-align: center;">오백년 왕조의 부패와 치욕 / 맞닥뜨려 싸웠다//</p> <p style="text-align: center;">청죽으로 엮은 / 장태를 굴리며 또 굴리며</p> <p style="text-align: center;">허울뿐인 왕조의 야포와 기관총을 / 한판 신명나게 두들겨 부쉈다</p> <p style="text-align: center;">우리들이 꿈꾸는 세상은 / 오직 하나/복사꽃처럼 / 호박꽃처럼</p> <p style="text-align: center;">착하고 순결한 / 우리 조선 사람들의/ 사람다운 삶과 구들장 뜨거운 자유//</p> <p style="text-align: center;">아, 우리는/ 우리들의 살갖에 불어오는 / 한없이 달디단 조선의 바람과</p> <p style="text-align: center;">순금빛으로 빛나는 가을의 들과/그 어떤 외세나 사갈의 이름으로도</p> <p style="text-align: center;">더럽혀지지 않을 / 한없이 파란 조선의 하늘의 /참주인이 되고자 했다</p> <p style="text-align: center;">시아버지와 며느리와 손주가 /한상에서 김나는 흰쌀밥을 먹고</p> <p style="text-align: center;">장관과 머슴과 작부가 한데 어울려 춤을 추고/ 민들레와 파랑세가 우리들의</p> <p style="text-align: center;">황토언덕을/ 순결한 노래로 천년 만년 뒤덮는 꿈을 꾸었다//</p> <p style="text-align: center;">조선의 눈동자들은/황룡들에서 빛난다 /그 모든 낡아빠지 것들과</p> <p style="text-align: center;">그 모든 썩어빠진 것들과/그 모든 억압과 죽음의 이름들을 불태우며</p> <p style="text-align: center;">조선의 눈동자들은 / 이 땅 이 산 언덕에서 빛난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4대 강령(綱領)</p> <p style="text-align: center;">1. 불살생(不殺生)</p> <p style="text-align: center;">2. 충효총전(忠孝叢全) 제세안민(濟世安民)</p> <p style="text-align: center;">3. 축멸양왜(逐滅洋倭) 징청성도(澄淸聖道)</p> <p style="text-align: center;">4. 구병입경(驅兵入京) 멸진권탐(滅盡權貪</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아, 전봉준!</p> <p style="text-align: center;">“깊은 산이 있으면 맑은 물이 있게 마련이고 맑은 물이 흐르면 순한 인심 있게 마련이다.</p> <p style="text-align: center;">맑은 물 흐르듯 인정도 마르지 않은 세상이 바로 개벽이 오는 때이니라. 그러니 어서 가는</p> <p style="text-align: center;">곳마다 전하고 퍼뜨려라. 씨를 뿌리고 가꾸게 하라. 걷어드리게 하라.”</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나라를 지키고 개혁을 위해 죽창을 들었다가 꽃잎처럼 떨어져 죽어간</p> <p style="text-align: center;">이름 없는 농민들의 피맺힌 한이 서린</p> <p style="text-align: center;">그 날의 울부짖는 분노와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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