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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8 09: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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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 <head> <style type='text/css'> body, tr, th, td { font-size:9pt; font-family:Tahoma,굴림; } p { margin-top: 0px; margin-bottom: 0px; font-size:9pt; } </style> </head> <BODY leftMargin=8 topMargin=4> <DIV> <FONT face=궁서 size=4>눈시울이 뜨거워 지고 싶을 때</FONT></DIV> <P><FONT face=궁서 size=4></FONT></P> <P><FONT size=+0><FONT face=굴림 size=3><EM><FONT color=blue><FONT size=5>존</FONT>경하고 사랑하는 소세사이 가족 여러분!</FONT></EM></FONT></FONT></P> <P><EM><FONT color=blue><FONT size=+0><FONT face=굴림 size=3>휘영청 밝은 보름달,</FONT></FONT><FONT face=굴림 size=3>오곡백과 넘쳐나는 즐거운 추</FONT><FONT face=굴림 size=3>석 한가위를 맞이하여</FONT></FONT></EM></P> <P><FONT face=굴림 color=blue size=3><EM>그리움과 정겨움을흠뻑 느껴보시와요.</EM></FONT></P> <P><FONT face=굴림 color=blue size=3><EM>아울러몆해 전 위급상황의 어린아이를 구하고 죽어간 포항공대생의 동생이</EM></FONT></P> <P><FONT face=굴림 color=blue size=3><EM>가슴에 흐르는 눈물로 쓴 글을 삼가 추석선물로 드립니다.</EM></FONT></P><FONT face=굴림> <P><BR><BR><FONT size=3><FONT face=궁서 size=4> ◑우리 형◐ <BR></FONT><BR></FONT></FONT><FONT size=3>월말의 은행창구는 참 붐빈다. 오늘은 선명회 후원아동에게 후원금을 부치는 날이다. <BR>그동안은 자동이체로 후원금을 냈었는데 지난달에 자동이체에서 지로로 바꿨다. </FONT></P> <P><FONT size=3>대기표를 받고서 북적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조금은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FONT></P> <P><FONT size=3>물론, 자동이체가 편하긴 하지만......형도 나처럼 이렇게 지루해 했을까? <BR><BR>아마 아닐 것같다. 오늘에서야 나는 왜 형이 그 손쉬운 이체로 하지 않고 <BR>그렇게고집스럽게 한달마다 꼬박꼬박 지로용지를 썼었는 지 </FONT></P> <P><FONT size=3>형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같기도 하다.</FONT></P> <P><FONT size=3>우리 형은 언청이였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어려운 말로는 구개열이라고도 하는데 입천정이 벌어져서 태어나는 선천성 기형의 한종류였다. </FONT></P> <P><FONT size=3>세상에 태어난 형을 처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것은 어머니의 따뜻한 젖꼭지가 아니라 </FONT></P> <P><FONT size=3>차갑고 아픈 주사바늘이었다. 형은 태어나자마자 수술을 받아야 했고 </FONT></P> <P><FONT size=3>남들은 그리 쉽게 무는 어머니의 젖꼭지도 태어나고 몇날 며칠이나 지난 후에야 물 수 있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형의 어렸을 때 별명은 방귀신이었다. </FONT></P> <P><FONT size=3>허구헌날 밖에도 안나오고 방에서만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BR>하기는 밖에 나와봐야 동네 아이들의 놀림감이나 되기 일쑤였으니 나로서는 <BR>차라리 그런 형이 그저 집안에만 있어주는 게 고맙기도 했다. <BR><BR>나는 그런 형이 챙피했다. </FONT><FONT size=3>어린 마음에도 그런 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FONT></P> <P><FONT size=3>형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두번째 수술을 받았다.</FONT></P> <P><FONT size=3>비록 어렸을 때였으나 수술실로 형을 들여보내고 나서 수술실 밖 의자에 꼼짝 않고 앉아 <BR>기도드리던 어머니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형을 위해서 그렇게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있는 어머니를 보니 은근히 형에 대한 질투심이 들었다. <BR>어머님이 그렇게 기도드리던 그 순간만큼은 저 안에서 수술받고 있는 사람이 형이 아니라 </FONT></P> <P><FONT size=3>나였으면 하고 바랬던 것 같기도 하다. <BR></FONT><FONT size=3>어머니는 솔직히 나보다 형을 더 좋아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가끔씩 자식들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속에서 항상 형은 착하고 순한 아이였고 </FONT></P> <P><FONT size=3>나는 어쩔 수 없는 장난꾸러기였다. </FONT></P> <P><FONT size=3>"그네를 태우면 형은 즐겁게 잘 탔었는데 너는 울고 제자리에서 빙빙 돌다가 넘어지고 그랬지..." <BR><BR>형은 나보다 한해 먼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FONT><FONT size=3>수술 자국을 숨기기 위해 </FONT></P> <P><FONT size=3>아침마다 어머니는 하얀 반창고를 </FONT><FONT size=3>형의 입술위에다가 붙여 주시고는 했다.</FONT></P> <P><FONT size=3>나같으면 그꼴을 하고서는 챙피해서 학교에 못갈텐데</FONT></P> <P><FONT size=3>형은 아무소리도 않고 매일 아침 등교길에 올랐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형이 학교에서 어떻게 지냈는 지는 잘 몰랐지만 아마 고생께나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BR>언제부턴가 형에게는 말을 더듬는 버릇이 생기고 있었다. </FONT></P> <P><FONT size=3>나는 그런 형을 정해주기는 커녕 말할 때마다 버벅거린다고 '버버리' 라고 놀리고 그랬다. <BR>형이라는 말대신 버버리라고 불렀고 내딴에는 그말이 참 재미있는 말로 생각되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어머니가 있는 자리에서는 무서워서 감히 버버리란 말을 못썼지만 <BR>형하구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는 항상 버버라 버버라 이렇게 부르곤 했다. <BR></FONT><FONT size=3>형은 공부를 잘했다. 항상 반에서 일등을 하였다. </FONT></P> <P><FONT size=3>비록 한학년 차이가 나긴 했지만 형의 성적표는 나보다 항상 조금 더 잘 나오곤 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어쩌면 그런 형을 질투하고 시기하는 마음에서 더 그런 말을 쓰고 했었는 지도 모른다. <BR>언젠가 형이 어머니에게 무진장 매맞은 적이 있었다. </FONT></P> <P><FONT size=3>그러니까 내가 초등학교 2학년때였다. 그때 나는 그당시 내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FONT></P> <P><FONT size=3>한참 만화와 오락에 빠져 있었는데 </FONT><FONT size=3>항상 용돈이 부족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그래서, 매일밤 어머니의 지갑에서 몇백원씩을 슬쩍 하고는 했었는데 </FONT></P> <P><FONT size=3>그러다 어느날은 간크게도 어머니의 지갑에서 오천원이나 훔쳐서 (그 옛날 오천원은 참 큰돈이었다) 텔레비젼 위의 덮개 밑에 숨겨 두었는데 그게 그만 다음날 아침에 발각이 되고 말았다. <BR></FONT><FONT size=3>어머니는 당연히 나를 의심했다. 어머니는 무서운 분이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게다가 그 며칠전부터 돈문제로 고민하고 계셨던 어머니였던 지라 두려운 마음에</FONT></P> <P><FONT size=3>나는 절대 그런 적이 없었다고 철저하게 잡아 땠다. 다음에 어머니는 형을 추궁했다. <BR>형은 처음에는 무슨 영문인 줄 몰라 했다. 찰라의 순간이었지만 나는 염치없게도 형의 <BR>대답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그 위기를 빠져나오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BR><BR>그런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형은 어머니에게 잘못했다고 말했다. </FONT></P> <P><FONT size=3>어머니는 믿었던 형이었기에 더욱더 화가 나셨고 나는 죽도록 어머니에게 매맞고 있던</FONT></P> <P><FONT size=3>형을 그저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형이 그렇게 매를 맞는 모습을 보니</FONT></P> <P><FONT size=3>철없던 내마음에도 형에게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었다. <BR><BR>어머니가 방을 나가버리고서 방한구석에 엎드려 있던 형에게 가까이 다가가 <BR>보았더니 형은 숨조차 고르게 쉬지 못하고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고 있었다. </FONT></P> <P><FONT size=3>그후 얼마동안은 형에게 버버리라는 말도 안하고 고분고분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FONT></P> <P><FONT size=3>우리 동네에 젤루 쌈 잘하던 깡패같은 녀석이 형을 괴롭히고 있는 것을 보았다. <BR><BR>그 녀석은 형하구 나이가 똑같았는데 질나쁘기로 소문난 녀석이었다. </FONT></P> <P><FONT size=3>나는 형에게 빚진 것도 있던 만큼 형을 위해서 그 자식과 싸웠다. </FONT></P> <P><FONT size=3>싸우다가 보니 그 녀석의 코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FONT><FONT size=3>원래 애들싸움은 먼저 코피나는 쪽이</FONT></P> <P><FONT size=3>지는 것인지라기세등등하게 그 녀석을 몰아부치기 시작했는데 형이 갑자기 말리는것이었다. <BR><BR>나는 한참 싸움이 재미있던 판에 형이 끼어들자 화가 버럭났다. </FONT></P> <P><FONT size=3>하지만, 지은 게 있던지라 아무말 하지 않고 물러 서고 말았다. </FONT></P> <P><FONT size=3>그런데, 웬일인지 그 후로 그 깡패녀석과 형이 아주 친해지기 시작했다. </FONT></P> <P><FONT size=3>형은 사람을 아주 편하게 해주는 구석이 있었다. 사실 나는 형의 그런 면이 마음에 안 들었다. <BR><BR>그런 면때문에 내가 어머니한테 귀여움을 더 못받고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FONT></P> <P><FONT size=3>형과 그 깡패녀석의 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그 녀석이 장롱 밑에서 담배갑을 꺼내더니 </FONT></P> <P><FONT size=3>형하고 나한테 권하는 것이었다. 그때 담배라는 걸 처음 피워 보았다. </FONT></P> <P><FONT size=3>형과 나는 콜록콜록 대며 피웠는데 그걸 본 그 깡패자식이 좋아라 웃던 기억이 난다. <BR><BR>형은 초등학교 5학년때 세번째 수술을 받았다. </FONT></P> <P><FONT size=3>그후로는 입술위에 반창고 붙이는 짓은 그만두게 되었다.</FONT></P> <P><FONT size=3>그래도 여전히 말더듬는 버릇은 잘 고쳐지지 않았다. <BR>언제부턴가 나는 다시 형에게 버버리란 말을 쓰기 시작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그러다가 TV에서 '언청이'란 말을 처음 듣게 되었다. </FONT></P> <P><FONT size=3>처음에는 그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는데 얼마후에 그말이 </FONT></P> <P><FONT size=3>바로 우리형과 같은 사람을 뜻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BR>나는 그런 희귀한 단어를 알게 된게 참 신기했다. <BR><BR>그리고, 며칠 후 형에게 버버리대신 언청이라는 말을 썼다. </FONT></P> <P><FONT size=3>그 말을 들은 형은 마치 오래전부터 그말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담담한 표정으로 듣고 있더니</FONT></P> <P><FONT size=3>내 머리에 꿀밤을 먹이면서 "그말을 이제 알았구나?" 하며 웃어주었다. </FONT></P> <P><FONT size=3>웬지 그런 형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 형에게 다시는 언청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BR></FONT></P> <P><FONT size=3>그러고보면 나도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니었나보다. <BR>내가 초등학교 5학년 다닐 적 어버이날이었다. 학교가 파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BR>어머니가 방안에서 소리없이 울고 계시는 모습을 보았다.</FONT></P> <P><FONT size=3>무슨 편지같은 걸 읽으시면서 울고 계셨다.</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어머니는 잠시 후 그 편지를 어느 조금은 초라하게 생긴 핸드백안에 넣으셨다. </FONT></P> <P><FONT size=3>나는 어머니가 방을 나가신 후 몰래 들어가 그 핸드백을 열어 보았다. <BR>그안에는 조금 빛바랜 편지봉투부터 쓴 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편지까지 있었다. <BR>나는 어머니가 지금 막 읽으셨던 듯한 편지를 꺼냈다. 형이 쓴 편지였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형이 매해 어버이날마다 썼던 편지를 어머니는 그렇게 모아놓고 계셨던 것이었다. <BR>편지내용을 읽어보고는 나는 왜 그토록 어머니가 형을 사랑하고 형에게 집착하는 <BR>(그때 나에게는 어머니의 형에 대한 사랑이 집착으로 느껴졌다) 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FONT></P> <P><FONT size=3>만약 내가 형처럼 태어났다면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나는 나를 그렇게 낳은 부모를 원망하고 미워했을텐데 형은 그 반대였다.</FONT></P> <P><FONT size=3>오히려 자기가 그렇게 태어남으로해서 걱정하고 마음 아파하셨을 어머니에게 </FONT></P> <P><FONT size=3>용서를 빌고 또 위로하고 있었다. <BR>어느덧 한해가 또 지나고 형은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그 다음해 나도 중학교에 올라갔는데 한집에서 살고 있음에도 </FONT></P> <P><FONT size=3>형과 나는 다른 학교를 배정받았다. 형은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항상 1등을 했다. </FONT></P> <P><FONT size=3>나도 공부를 꽤 잘하는 편이었는데 항상 형보다는 조금 못했다. <BR>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형이 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가끔씩 형의 일기를 훔쳐보곤 했는데 형은 시인이었던 것 같다.</FONT></P> <P><FONT size=3>형이 지은 시는 이해하기가 참 쉬웠다. </FONT></P> <P><FONT size=3>교과서에 실린 시들처럼 복잡한 비유나 은유같은 것도 없었고 </FONT></P> <P><FONT size=3>아무리 무식한 사람이 읽어도 무슨 뜻인 지 알 수 있을 그런 시를 많이 썼다.</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그런데,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 한방울이 맴도는 그런 시들이었다. </FONT></P> <P><FONT size=3>나는 형이 썼던 시들을 참 좋아했던 것 같다. <BR>형의 영향으로 나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쌍밤' 이라는 문학써클에 가입하게 되었다. </FONT></P> <P><FONT size=3>연합써클이라 여학생들도 참 많았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한집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중학교는 형과 다른 곳을 다녔는데 </FONT></P> <P><FONT size=3>고등학교에서는 형과 한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나는 또 고등학교 때 갑자기 키가 부쩍 자라</FONT></P> <P><FONT size=3>형보다 10cm는 더 크게 되었다. 게다가 나는 얼굴도 어디를 가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잘생겨서</FONT></P> <P><FONT size=3>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나는 형이 불쌍했다. 키도 작지, 그렇다고 얼굴이 잘생겼기를 <BR>하나, 말을 잘하나, 형을 보며 나는 무언가 우월감같은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BR>하지만, 그런 거에 형은 전혀 무감각했다. </FONT></P> <P><FONT size=3>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FONT></P> <P><FONT size=3><BR>어느 맑은 가을날이었다. 집을 나서는데 참새 한마리가 대문앞에 죽어 있었다. </FONT></P> <P><FONT size=3>나는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서 착한 일 한답시고 </FONT></P> <P><FONT size=3>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나왔다. 참새를 쓸어 담아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했다. </FONT></P> <P><FONT size=3>그때 형이 대문을 나왔다. <BR></FONT></P> <P><FONT size=3>나는 형이 칭찬을 해줄 것으로 알고 잔뜩 기대했는데 </FONT></P> <P><FONT size=3>형은 모처럼 착한 일 하려고 하는 나를 만류했다.</FONT></P> <P><FONT size=3>그러더니, 손수건을 꺼내 그 죽은 새를 담더니 집뒤의 야산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FONT></P> <P><FONT size=3>나는 학교에 늦을까봐 미리 집을 나섰다. <BR><BR>형은 그날 지각을 해서 운동장에서 기합을 받았다.</FONT></P> <P><FONT size=3>팍팍한 다리를 두드리며 올라오는 형에게 참새는 어떻게 했냐구 물어보니까 </FONT></P> <P><FONT size=3>뒷산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왔다고 했다. </FONT></P> <P><FONT size=3>그러면서, 참새를 묻고 나서 기도를 했다고 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나는 내심 그깟 죽은 새한마리 땅에 묻고나서 기도는 무슨 기도냐며 그래도 궁금해</FONT></P> <P><FONT size=3>형에게 뭐라고 기도했냐구 물었더니 형은 슬픈 얼굴로 대답했다.</FONT></P> <P><FONT size=3>'만약 이 다음 어느생엔가 내가 오늘의 너처럼 어느 집앞에 쓸쓸히 죽어 누워있으면 </FONT></P> <P><FONT size=3>그때는 니가 나를 거두어주렴.......' </FONT></P><FONT size=3> <P><BR><FONT size=3>형은 고등학교 2학년 겨울에 또 수술을 받았다. 정말 그놈의 수술은 끝이 없는 것 같았다. </FONT></P> <P><FONT size=3>어머니 말로는 형의 수술비로 집한채 값이 날라갔다고 한다. 우리집은 가난했었다. </FONT></P> <P><FONT size=3>국민학교때까지는 일년에 두번씩 이사를 다녔다. 우리집을 가지는 게 소원이었다. </FONT></P> <P><FONT size=3>거기다가 형의 수술비까지 대느라 언제나 쪼들렸다. 아버지가 벌어오시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BR><BR>어머니는 언제부터인가 돈놀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셨다. </FONT></P> <P><FONT size=3>쉽게 말해서 고리대금업 이었는데 어머니는 악착같이 돈을 모으셨다. </FONT></P> <P><FONT size=3>채무자들을 어쩔 때는 참 심하다싶게 몰아부치시기도 했다. </FONT></P> <P><FONT size=3>부동산에도 손을 대셔서 지금 있는 집도 장만하시고 그러셨다. 어머니는 참 지독하셨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그리고, 너무 돈에 집착하고 그랬다. 극장도 한번 안가셨다. </FONT></P> <P><FONT size=3>극장가서 영화볼 돈 있으면 차라리 맛있는 걸 사먹는 게 낫다는 주의셨다. </FONT></P> <P><FONT size=3>그런 어머니를 보며 형은 항상 마음아파했다. </FONT></P> <P><FONT size=3>자기때문에 어머니가 저렇게 되셨다는 것이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형은 어머니에게 누가 될만한 일은 한번도 해본 일이 없었다. <BR>적어도 내 기억에는 그랬다. 하지만, 그런 형에게도 </FONT></P> <P><FONT size=3>어머니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하나 있었다. </FONT><FONT size=3>형은 거의 돈을 쓰지 않았는데 </FONT></P> <P><FONT size=3>그런 형도 돈을 쓰는 곳이 한군데 있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길에서 거지를 보면 없는 돈에도 항상 얼마씩을 주고는 했다. <BR>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BR>내가 옆에서 아무리 저런 사람들 도와줘봤자 하나 소용없는 짓이라고 설교를 해도 <BR>소용이 없었다. 그런 형에 대해서 어머니에게 일르면</FONT></P> <P><FONT size=3>어머니는 형을 참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는 하셨다.</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돈이라는 게 얼마나 피나게 모아야하는 건데 저러느냐는 것이었다.</FONT></P> <P><FONT size=3>어머니는 형에게 항상 무서운 세상에 대해서 말하시곤했다. </FONT><FONT size=3>그러시면서, 말끝머리에는 </FONT></P> <P><FONT size=3>항상 이런 말을 붙이셨다. </FONT><FONT size=3>"너는 공부 못하면 시체야..." 형은 시체가 되지 않기 위해서 </FONT></P> <P><FONT size=3>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일까...?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지금까지 형이 자기자신 때문에 뭘 걱정하는 걸 본 적이 없었으니까........ <BR>나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곁에 항상 여자가 많아서 용돈이 부족하고는 했다. </FONT></P> <P><FONT size=3>좀 부족하긴 했지만 어렸을 적처럼 어머니지갑을 뒤지진 않았다. 형이나때문에</FONT></P> <P><FONT size=3>그렇게 모진 매를 맞았었는데 어떻게 그런 짓을 또 할 수 있겠는가? <BR><BR>그 다음해 겨울 우리집에 경사가 하나 났다. 형이 대학에 합격한 것이었다. <BR>그런데, 형은 서울의 좋다하는 대학을 다 마다하고 지방에 있는 P공대를 지망해서 합격했다. </FONT></P> <P><FONT size=3>나는 참 알 수가 없었다. 서울이 얼마나 놀기가 좋은데 </FONT></P> <P><FONT size=3>그 외진 데까지 찾아가는 지 이해가 안되었다. <BR><BR>형이 서울을 떠나던 날... 나는 그때까지 어머니가 그렇게 많은 눈물을 보이시는 건 처음 봤다. </FONT></P> <P><FONT size=3>형이 떠난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손수건이 눈에서 떨어지지를 않았다. </FONT></P> <P><FONT size=3>그런 어머니가 보기 싫어 그날은 혼자서 시내를 배회하다가 집에 돌아왔다. </FONT></P> <P><FONT size=3>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형이 없어지니까 집안이 텅 빈 듯한 느낌이 들었다. <BR><BR>형은 자주 편지를 썼다. 그리고, 어버이날마다 선물을 들고 집에를 찾아오곤 했다. </FONT></P> <P><FONT size=3>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형은 어머니 생일날에는 선물을 하지 않았다. </FONT></P> <P><FONT size=3>꼭 어버이날 그렇게 선물을 들고 오고는 했다. </FONT></P> <P><FONT size=3>참 아직까지 말하지 않은 하나 있는데 형하고 어머니는 생일이 같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어머니말로는 예정일을 보름이나 당겨서 태어나면서 어머니의 생일에 태어났다고 한다. <BR>그리고, 띠까지 같았다. 그렇게 되기도 참 힘들 거 같은데 </FONT></P> <P><FONT size=3>어쨌든 형하고 어머니는 </FONT><FONT size=3>전생의 인연이 참 깊었었나보다. </FONT></P> <P><FONT size=3>형은 어머니 생일날 태어난 걸 항상 어머니에게 미안하게 생각했다.</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즐거워야 할 어머니의 생일날 자신이 그렇게 끔찍한 모습으로 태어나 </FONT></P> <P><FONT size=3>어머니를 슬프게 한 것이 그렇게 마음에 못이 되었었나보다. </FONT></P> <P><FONT size=3>그러고보니 형에게는 백일 사진도 없고 돐 사진도 없다. <BR>언젠가는 형이 어버이날 어머니 선물로 비싼 지갑을 사온 적이 있었다.</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어머니도 참 그 선물을 보시고는 대뜸 하신다는 말씀이 </FONT></P> <P><FONT size=3>"지갑은 벌써 하나 있는데 가서 다른 걸루 바꿔올 수 없나?" 그런 말을 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FONT></P> <P><FONT size=3>형은 그저 빙그레 웃기만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 후 그 지갑을 항상 곁에 지니며 다니셨다. <BR>마치 형의 분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BR><BR>형은 대학교 2학년 겨울에 또 수술을 받았다. </FONT><FONT size=3>정말 끝이 없을 거 같던 형의 수술도</FONT></P> <P><FONT size=3>그게 마지막이었다.</FONT><FONT size=3>그때는 집안도 넉넉해져서 형의 수술비용이 별로 부담이 되지 않았다. </FONT></P> <P><FONT size=3>그런데, 수술 일자가 개강과 이상하게 맞물려서 </FONT></P> <P><FONT size=3>형은 할 수 없이 한학기동안 휴학을 하게 되었다.</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어머니는 무척 기뻐하셨다. 형의 얼굴도 많은 수술 덕분인지</FONT></P> <P><FONT size=3>약간의 수술 자국을 제외하고는 </FONT><FONT size=3>어느새 정상이 되어 있었다. </FONT></P> <P><FONT size=3>하지만, 솔직히 말해 형과 이십년 넘게 살아 오면서 형의 얼굴이 이상하다는 <BR>생각을 해본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한편, 학력고사에 한번 낙방했던 나도 힘든 재수끝에 용케 Y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FONT></P> <P><FONT size=3>그해 3월부터 8월까지 우리집은 참 행복했다. </FONT></P> <P><FONT size=3>나는 어머니에게 어렸을 적 형이 매맞았던 사건에 대해 사실대로 말씀드렸고 </FONT></P> <P><FONT size=3>어머니는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으시며 형과 나를 바라보셨다. <BR><BR>형은 밤마다 어머니가 잠드실 때까지 어깨며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고는 했다. <BR>어머니는 나보다 형이 주물러 드리는 걸 더 좋아하셨다. </FONT></P> <P><FONT size=3>형이 안마를 해주면 그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FONT></P> <P><FONT size=3>아마 어머니는 사하라사막 한가운데라도 형만 옆에 있으면 행복해했을 것이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매일같이 웃음꽃이 피었다. 8월이 되자 형은 복학을 했다.</FONT></P> <P><FONT size=3>어머니는 떠나는 형을 보내기가 못내 아쉬웠던지 </FONT></P> <P><FONT size=3>한학기 더 휴학하면 안되느냐고 형에게 말했다. </FONT></P> <P><FONT size=3>형은 어머니의 손을 꼭잡고 언제까지나어머니곁에 있을 거라고 말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그러더니 포항으로 떠나버렸다. 그렇게 몇달이 흐르고 있었다.</FONT></P> <P><FONT size=3>날짜를 세어보니 조금 있으면 어머니의 생일이자 형의 생일이겠구나 싶었다. <BR>어머니의 생일이 일주일정도 남았을 때 그날은 웬지 기분이 참 안좋았다. </FONT></P> <P><FONT size=3>어머니는 나보다 더 심하게 느끼시는 것 같았다.</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어머니 말씀이 마치 심장이 위로 올려붙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하셨다. </FONT></P> <P><FONT size=3>그리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셨다. 나는 어머님이 어디가 편찮으셔서 그러는가 생각했는데 </FONT></P> <P><FONT size=3>어머니는 형을 걱정하고 계셨다. <BR></FONT><FONT size=3>아무래도 형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는 것이었다. </FONT></P> <P><FONT size=3></FONT></P> <P><FONT size=3>그렇게 하루종일 초조하게 보내시던 어머니가 전화 한통을 받으시더니 </FONT></P> <P><FONT size=3>금새 얼굴이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형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이었다. </FONT></P> <P><FONT size=3>어머니와 나는 부리나케 형이 있는 포항으로 내려갔다. </FONT></P> <P><FONT size=3>의사선생님 말이 머리에서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소생할 가망이 없다는 것이었다. </FONT></P><FONT size=3> <P><BR>오히려 지금까지 숨이 붙어 있는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P> <P>하얀 시트를 가슴 위까지 덮은 형이 얼굴에 산소마스크를 하고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다. </P> <P>형의 머리맡에 놓여진 오실로스코우프에는 간신히 이어지고 있는 형의 맥박이 보였다. <BR>어머니는 초점이 흐려진 눈동자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시면서 한걸음 한걸음 형에게 다가가셨다. </P> <P></P> <P>그러시더니 떨리는 두손을 모아 누워있는 형의 손을 꼭 잡으셨다. </P> <P>그 순간이었다!. </P> <P>연약하게 뛰던 형의 맥박이 조용히 긴 수평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P> <P>마치 사랑하는 어머니를 여태 기다리다가 그제서야 안심하고 떠나는 것처럼.............. <BR><BR>차도를 무단 횡단하던 어떤 어린 여자아이를 트럭이 덮치려는 순간 </P> <P>형이 그앞에 뛰어들었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여자아이는 팔을 조금 다치고 말았는데 <BR>형은트럭에 치이고 나서 머리를 땅에 부딪히고 말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슬픔에 넋이 나가버렸는데</P> <P>나는 그 순간 묘하게도 '참 형다운 최후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P> <P></P> <P>하느님이 천사를 그렇게 오랫동안 지상에 내버려 두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P> <P>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한동안 하며 통곡을 하고 계신 어머니옆에 넋이 나간 채 서있었다. <BR>그 다음 며칠동안 우리집은 무덤과도 같았다. </P> <P>어머니는 음식은 커녕 물조차 드시지 않았다. </P> <P></P> <P>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그렇게 떠난 형에게</P> <P>한없이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P> <P>어머니는 사흘째 되던 날부터는 온몸에 열꽃이 피기 시작했다. </P> <P>참 지독한 열병이었다. </P> <P></P> <P>급히 의사를 불렀지만 의사는 영양제를 놓아주면서 </P> <P>환자 스스로 일어나야지 별다른 수가 없다는 말을 했다. <BR>나는 어머니에게 산사람은 어쨌든 살아야할 거 아니냐고 설득했지만 </P> <P>어머니는 못듣는 것 같았다. </P> <P></P> <P>시간이 흐르자 이제는 지쳐서 더 우시지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누워만 계셨다.</P> <P>그리고, 밤이 되면 다시 고열에 시달리시고는 했다. 나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P> <P>어머니는 마치 자신의 생일날, 아니 형의 생일날에 맞춰 돌아올 수 없는</P> <P>저 먼곳으로 형을 따라 가시려는 것 같았다. <BR><BR>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드디어 어머니의 생일날이 형의 생일날이 돌아왔다. <BR>그날 아침 눈을 떠보니 밤새 눈이 내렸었는 지 온 세상이 하얗게 반짝이고 있었다.</P> <P>그리고, 어머니와 평소 친했던 동네 아주머니들이 어머니를 위로하려고 한분 두분 모여들었다. </P> <P>아주머니들은 다들 한마디씩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어머니는 눈조차 감으신 채 아무말도 못듣는 것 같았다. </P> <P></P> <P>나는 거의 자포자기상태로 빠져들었다. 그러던 그날 오후였다. 초인종소리가 들렸다. <BR>나는 또 어느 동네아주머니겠거니 하고 대문을 열어주었다. </P> <P>그런데 정말 태어나서 그런 광경은 처음 보았다. 수백송이의 꽃들이었다. </P> <P>이제껏 그렇게 많은 꽃을 본 적이 없었다. </P> <P></P> <P>배달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많은 꽃을 배달해 보기는 처음이라는 말을 했다.</P> <P>하얀 눈밭위에 수백송이의 아름다운 꽃들이 펼쳐져 있었다. <BR>정말 황홀하도록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P> <P>누가 보냈는가 보았더니 바로 형.이.었.다. </P> <P></P> <P>어머니가 어느새 나오셔서 그 광경을 보시고 계셨다.</P> <P>어디서 그런 기력이 다시 생기셨는 지 애써 문틀에 의지하며 서 계셨다.</P> <P>나는 형이 남긴 짤막한 생일축하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여드렸다. <BR>" 어머니,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셔야되요.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어머니 곁에서 함께 할겁니다." <BR><BR>어머니의 눈가에 마른 줄 알았던 눈물이 다시 조용히 번지기 시작했다.</P> <P>언제 꽃배달을 시켰는가 보았더니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하기 바로 전날이었다. <BR>생일에는 절대 선물을 하지 않던 형이.....</P> <P>꽃같은 것은 관심에도 없으셨던 어머니에게 이렇게 많은 아름다운 꽃들을~</P> <P></P> <P>어머니의 생일 바로 자신의 생일에보내온 것이었다. 그때 문득 마당에서 맴돌고 있는 참새 한마리를 보았다. <BR>언제부터 그러고 있었는 지는 모르고 있었는데 참새 한마리가 마당에 앉아 있었다.</P> <P>내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걸 알았는 지 참새는 날갯짓을 파닥거리며 날아올라 마당을 한바퀴 휘 돌더니</P> <P>하늘 높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나는 그렇게 높이 나는 참새를 본 적이 없다.</P> <P></P> <P>그렇게 아득히 날아오르더니 하늘 끝으로 사라져버렸다. <BR>그날 이후 어머니는 조금씩 기력을 다시 찾기 시작하셨다. </P> <P>그런데, 어머니의 눈빛이 바뀐 걸 알게 되었다. </P> <P>옛날에는 항상 돈에 얽매이고 근심이 가시지 않던 어머니의 눈빛에 한없는 평화가 감돌고 있었다.</P> <P></P> <P>그리고, 어머니는 결혼하시고는 나가시지 않았던 성당을 다시 다니시기 시작하셨다. <BR>원래 어머니는 결혼하시기 전에는 독실한 천주교신자였다고 한다.</P> <P>세례명인가 영세명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어머니의 세례명이 '아네스' 였다는 것도 </P> <P>그때 처음 알았다. </P> <P></P> <P>아참! 형의 유품을 정리하다보니 </P> <P>형이 선명회라는 단체에 가입하여 한 어린이를 돕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P> <P>지금 그 아이의 후원자는 바로 나다. <BR>평생에 내가 누군가를 돕는 거 같은 걸 하게 될줄은 몰랐다. <BR><BR>한달에 한번씩 지로로 후원금을 부쳐주고는 한다. 그동안은 자동이체로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P> <P>내가 누군가를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지내기가 일쑤였다.</P> <P>그애하고 만나봤는데 그애 말이 형은 크리스마스나 그애 생일뿐만 아니라</P> <P>새학기가 시작하면 학용품도 사서 부쳐주고 편지도 자주 써주고 그랬단다. <BR><BR>그애는 형이 참 보고 싶다며 지금 형은 어디있느냐고 물었다. </P> <P>나는 차마 형이 죽었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사정이 있어서 저 하늘 너머 먼 나라에 가 있다고만 말해 주었다.</P> <P>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다음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뒤돌아 걸어가는데</P> <P>뒤에서 그애의 목소리가 내 귓전을 때렸다. "그렇게 좋은 형과 한집에서 매일같이 사시니 얼마나 행복하세요?" <BR><BR>바보같이 그제서야 나는 깨닫게 되었다. 형과 지낸 지난 이십여년간의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었는가를....</P> <P>나는 왜그렇게 어리석었던가... 아이에게 무어라 대답을 해주어야 할텐데 갑자기 목이 메여오기 시작했다.</P> <P>그 순간 언제나 나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주던 </P> <P>형의 다정한 얼굴이 떠올랐다. <BR><BR>내가 매일같이 동네 아이들과 어울렸을 때 </P> <P>혼자서 방을 지키던 우리형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P> <P>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말까지 </P> <P>더듬어대던 우리형에게 위로의 말은커녕 그보다 더 괴롭히기만 했던 나는 나쁜 동생이 아니던가?</P> <P></P> <P>그런 못된 동생을 위해서 매까지 대신 맞아주던 착한 우리형... <BR>아이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며 천천히 돌아서서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P> <P>"그럼 얼마나 행복했는데... 그렇게 좋은 형이 있어서 나는 참 행복하단다." <BR>하지만, 아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눈앞이 그만 부옇게 흐려지고 말았다. <BR><BR>드디어 전광판에 내 대기번호가 찍혔다. 나는 천천히 앉아 있는 은행원 앞으로 걸어가서 </P> <P>선명회 지로용지와 후원금을 내밀었다.</P> <P>은행원은 사무적으로 도장을 몇번 쾅쾅 찍더니 영수증을 나에게 건네주었지만 영수증을 받아든 순간</P> <P>나는 웬지 형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듯 해서 몇번이고 영수증 종이를 어루만져 보았다. <BR><BR>은행문을 나서니 토요일 오후의 따뜻한 햇살이 나를 반겨주고 있다. </P> <P>나는 솔직히 이 애한테 형이 했던 것처럼 할 자신은 없다. </P> <P>그래도 한번 열심히 노력해볼 생각이다. <BR>그래야 천사의 동생이 될 자격을 갖게 될테니까......... </P> <P></P> <P>**************************</P> <P>소세사이(소천의 세상 사는 이야기) 가족 여러분!</P> <P>눈시울이 뜨거워 지며세상이 따뜻해 지네요.</P> <P>보름 달과 함께,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P> <P>정(情)! 뜨거운정(情)을 나누면정(情)이 보름 달 처럼 커진답니다.~~~.</P> <P> <BR><!--"<--><BR><IMG src="http://fpu.netian.com/zboard/data/2.jpg"></P></FONT></FONT> </BODY> </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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