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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 날 얼마나 추우셨어요!?
 
세계인의 찬사 속에 ‘88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던 그 해,
천지를 
구분할 수 없는 눈이 펑펑 쏟아지던 겨울 어느 날 
당시 
김포공항에 꿈에도 그리운 한국을 찾아 온 나이 지긋한 
미국인 
할아버지와 잘 생긴 한국인 젊은이가 있었으니.... 
 
“여기가 
바로 너를 낳아주신 네 어머니의 나라, 한국 이란다” 
그리고는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택시를 타고 눈 내리는
강원도 
어느 산골짜기를 더듬어 찾아
마침내 
낙락장송 큰 바위 아래의 한 
무덤 앞에 선 두 사람! 
 
"이곳이 
바로네 어머니가 묻힌 무덤 이란다" 
한국인 
젊은이에게 이렇게 말한 미국인 할아버지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지난날의 
회상에 잠겨 달아오른 눈시울을 닦았다.
 


때는 
6.25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4후퇴 당시! 
한 
미군 병사가 강원도 깊은 골짜기로 후퇴를 하던 중 어디선가 
“으~앙! 으~앙!”하는 이상한 아이 울음소리에 끌려 
그 울음소리를 따라가 봤더니 놀랍게도
눈구덩이 
속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귀곡성처럼 들려오는 게 아닌가?!. 
 
황급히 
눈구덩이를 파헤치던 미국병사는 또 한번 소스라쳐 놀라고 말았는데 
그것은 
눈 속에 아기를 보듬고 파묻혀 있는 어머니가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는 사실! 
“아니, 
이럴 수 가!!” 
 
죽느냐, 
사느냐! 생사의 갈림길에서 피난을 가던 어머니가 
눈 
내리는 깊은 산골짜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당신이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 
아이를 
감싸고 아기를 그대로 끌어안은 채로 
그만 
얼어 죽어버린 이, 기막힌 모성애! 
 
그 
모습에 감동한 미군병사는 ‘먼 훗날 언젠가는 꼭 찾아오리라’ 
낙락장송 
큰 바위 아래 언 땅을 파 ‘어머니 무덤’을 만들고 
알몸의 
죽은 어머니 품에서 울어대던 갓난아이를 
양아들로 
입양하여 휼륭하게 키웠고 
 
‘88 
서울 올림픽 찬가’가 전 세계로 울려 퍼진 그 해 겨울 
양아버지를 
따라 그때 언 땅에 묻었던
‘어머니 
무덤’을 찾아와 무릎 
꿇고
한 
잔 술을 올리는 그 아들의 심정이 어떠하였으랴!!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볼을 타고 흘러내리더니 
아들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어 
마침내 
실오라기 하나 없는 알몸이 되어 무덤 위에 쌓인 눈을 
두 
손으로 정성스레 모두 치워냈습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벗은 옷으로 마치 살아있는 어머니께 
옷을 
입혀 드리듯 ‘어머니의 무덤’을 자기 옷으로 모두 덮고 
발거벗은 
채로 무덤위에 쓰러져 대성통곡할 때 
눈물이 
펑펑! 흰눈도 펑펑! 
 
울먹울먹 
회한에 찬 아들의 말 한마디! 
“어머니, 
그 날 얼마나 추우셨어요! 흐흑 흑흑~~” 
벌거벗은 아들의 몸 위에
흰눈은 쌓이고 또 쌓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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