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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청춘 

 
내가 
막 태어날 땐 삼대독자 
외아들이었으니바로 왕이었다. 
세살 
땐 맨땅 진흙탕 가리지 않고 뒹굴었던 나는 돼지였다. 
열 
살 땐 철없이 웃고 떠들고 장난치며 뛰어놀던 달구새끼였고 
열여덟 
살 때는 말이 되어 덮어 놓고 힘자랑만 하였었지. 
 
장가들어 
가정이란 버거운 짐을 지고 ‘끙끙’대며 당나귀 노릇 
중년엔 
가족을 위해 꼬리치고 굽실거려 
‘개 
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자’ 했건만 
어느새 
백발에 한 마리 원숭이 신세로세! 
 
 - 
어느 할아버지의 인생여정 - 
 
그렇다!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내가 나를 보니 
흰머리 
주름살에 눈썹마저 흰 눈썹 
영락없는 
초로의 늙은이로세그려. 
 
마음은 
청춘이니 백발청춘이라고나 할까 
어느 
사이 나이트클럽은 고사하고 노래방조차도 노 탱큐라. 
뜨거운 
열정으로 발광하는 것은 이젠 우리들 몫이 아닐 터. 
 
어쩌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친구들과의 계모임도 
밥만 
먹고 집으로 직행! 
아니면 
허허롭게 둘러앉아 
자식자랑, 
건강얘기, 푸념으로 도란도란. 
 

먹고살기 
어려운 춥고 배고픈 시대를 살았던 옛 시절 
그 
시절의 그리움과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카페 
이름하여60대 
초보노인과
칠팔십대 
고참노인을 위한 '7080' 
라이브 카페!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민가수들의 ‘가요무대’ 노래가 
첫사랑에 
잠 못 이루던 아련한 젊은 날의 추억으로 부활하여 
잠든 
감성을 깨워 시공을 초월, 한 잔의 술과 음악에 취하여 
‘아~ 
옛날이여!’를 열창하는 백발의 위용(?)을 보라! 
 
‘황혼의 
부르스’가 끝나고 무대는 바야흐로 
빠른 
템포로 빙글빙글 돌아가니 분위기는 180도로 회전 
너도 
나도막 돌고 도는 ‘막춤 고고’ 
아! 
‘목마른 백발청춘’들의 몸부림치는 마지막 절규!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향하여 쉼 없이 달려왔던가? 
멈춘 
듯 가는 세월, 더 가기 전에 
이제는 
충분한 휴식과 에너지를 재충전하여 
여생(餘生)을 
넉넉하게 백발청춘을 노래하여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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