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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불관언(吾不關焉)- 
내 알 바 아니다! 
 
옛날, 
화용월태(花容月態)의 미모로 뭇 사내들의 애간장을 녹이며큰 
돈을 모은 기생이 은퇴한 후, 풍류객 기둥서방에게 여생을 맡길 양으로 

"내 
시(詩)에 짝을 맞춘 사람에게 몸을 의탁 하겠노라!" 한 즉 
 

먼저, 
기생이 문제로 내놓은 시(詩) 한 수! 
吾家有一酒 
大甁小甁 二十四甁 (집에 술 하나, 큰 병, 작은 병 스물네 병이라) 

金氏飮許之 
李氏飮許之 (김씨도 이씨도 마시려하면 허락하지만) 

飮之以後 
醉不醉 吾不關焉 (마신 후 취하고 안 취하고는 ‘내 알 바 아니다.’ 


 
그러자 
약방의 감초처럼 의원(醫員)님이 대뜸 내놓은 시 한 수! 

吾家有一藥 
大貼小貼 二十四貼 (내 집에 약 하나, 큰 첩, 작은 첩 스물네 첩이라) 

金氏病服之 
李氏病服之 (김씨 병에도. 이씨 병에도 먹이지만) 

服之以後 
效不效 吾不關焉 ( 먹고 난 후 효험 있고 없고는 ‘내 알 바 아니다’) 

 
 
다음, 
심산유곡의 스님의 시 한 수! 

吾家有一佛 
大佛小佛 二十四佛(내 집에 부처 하나, 큰 부처, 작은 부처 스물넷) 

金氏願禱之 
李氏願禱之(김씨 소원도 이씨 소원도 기도하지만) 
禱之以後 
福不福 吾不關焉(기도한 후 복이 오고 안 오고는 ‘내 알 바 아니다’) 

 
 
그 
다음, 맨 끝으로 거지가 내놓은 시 한 수! 
吾家有一瓢 
大瓢小瓢 二十四瓢(내 집에 쪽박 하나, 큰 쪽박, 작은 쪽박 스물넷쪽박이라, 

金氏宴乞之 
李氏宴乞之(김씨 잔치에도 구걸하고 이씨 잔치에도 구걸 하지만) 

乞之以後 
廢不廢 吾不關焉(구걸 후 잔치 파하고 안 파하고는 ‘내 알 바 아니다’) 


 
기생 
가라사대 “의원. 스님은 제 직분에 충실치 못했으나 아무렴 그렇지! 

거지가 
얻어먹었으면 그만이지 잔치가 파했든 말았든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거지는 기둥서방 이후, 잘 먹고 잘 살았다는데 
사실은 
나도 ‘내 알 바 아니다!’ 
 
끝으로, 
여기에 2006. 5.31지방선거에 즈음한 유권자의 시 한 수! 

吾家有一票 
大家小家 二十四票 (내 집에 표 하나, 큰 집 작은 집 스물 네 표라) 

金氏乞許之 
李氏乞許之 (김씨도 달라면 주고, 이씨도 달라면 다 준다지만) 



投票以後 
當不當 吾不關焉 (투표 후에 당선되고 안 되고는 ‘내 알 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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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시라? 
네 이 놈, 소천! 네 무슨 당치 않는 망발을 지껄이는게야?" 
"망발하는 
후보자가 하도 많아 저도 모르게 그냥 망발을 지껄려사오나 사진은 생긴대로 찍히고, 도장은 새긴대로 찍히고 당선은 찍은대로 뽑히나니, 
찍고나서 찍소리도 못하고 발 등 찍고 후회하는 '오불관언(吾不關焉)'은 
천부당만부당인 
줄 아뢰오!"

"오! 
과연소천이로다! '유권자가 왕이로소이다' 바로 그 말이렸다?"
들어라!두눈 
부릅뜨고찍을 때 잘 찍고, 서울 부산 대전 찍고,
일수 
월수 찍고 거시기도 잘 찍고태평연월에 함포고복할지어다!"

"하오나 
마마!출사표를 
던진 기라성 
같은 상당수 장수들이 돈 봉투를 돌리다 낙마(落馬), 
낙루(落淚)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옵니다. 마마!"
"그거야깨끗한 
공명선거를 위한 것이니진정 '오불관언' 할지어다!"
"백 
번 지당하신 말씀, 황공무지로소이다, 마마!"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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