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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청년의 러브-스토리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도 준수한 외모에 
시원시원한 
성격 등 어느하나 나무랄 데 없지만 
대다수 
농촌총각이 그러하듯 노총각 딱지를 못 뗀 
아름다운 
청년이 있었으니 언덕배기 과수원 집 큰 아들! 
 
면사무소에서 
‘겨울철주민정보화학교’ 교육을 받더니만 
심 
봉사 눈 뜨듯 ‘컴맹탈출’을 선언하고 그 날로 
컴퓨터를 
구입, 인터넷 카페 활동 중 e-mail로 
알게 된
어느 
도시처녀와의 애틋한 만남!
 
청년은 
'바다'요 
처녀는 
'초록물고기' 라는 닉네임으로 통(通)했으니 
통하지 
아니하여 아픈 게 아니고 통하니 유쾌한 
즉, 
“불통즉통(不通卽痛)아닌 통즉쾌(通卽快)!” 
 
지식인으로써 
여성스러운 섬세한 배려뿐만 아니라 
눈으로는 
안 보았지만 귀(貴)티, 부(富)티에 농촌사랑의 
마음까지 
사랑스런 처녀와의 분홍빛 꿈을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뜨거운 마음을 담아 프로포즈 했건만. 
 
아, 
이를 어쩌랴! 
가까이 
다가서면 다가갈수록 더 멀어져만 가고 
급기야 
점점 움츠려 들며 멀리 멀리 
아주 
저 ~ 멀리 멀어져 가 버렸으니...... 
 
따뜻한 
포옹에 눈물로 녹아지는 
순백의 
눈사람처럼 흔적없이 자꾸만 사라져 
사랑을 
고백하기 전, 매일 수없이 오가던 메일도 
사랑을 
고백하고 나서는 그나마 끊어져버리고.....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자나 깨나 오매불망 
믿고 
또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랑의 꿈이 
한낱 
개꿈 이었더란 말이냐! 
“미쳤다고 
도시 처녀가 이런 촌구석으로.... 내가 미쳤지!” 
 
FTA 
등등 날로 황폐해가는 심각한 농촌현실에서도 
스스로 
고향을 지키고자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친환경 
과수원 단지를 일궈 고소득 농업정착은 했지만 
정작 
힘든 건 짝 없는 기러기의 ‘고독에 우는 외로운 밤’....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단지, 
그 여자의 닉네임이 "초록물고기"란 것 밖 엔.. 
얼굴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여자에게 이렇게 퐁당 빠져 
식음을 
전폐하며 이토록 전전긍긍할 줄은................ 
 
한 
달이 넘도록 mail 수신확인 ‘읽지않음’. 
왜 
무엇 때문에? 
의도적 
회피? 아니면 사고? 뭐야? 뭐야? 도무지????? 
청년은 
여자에게 구구절절 간절한멜을 보냅니다. 



 
초록물고기님! 

가슴으로 
울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남들은 
쉽게 잠이 드는 밤에 술기운을 빌려서 
잠이 
들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비 
오는 밤 사람이 그리워도 전화할 사람 없어 
전화기를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은 모릅니다. 
혼자서 
걸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가슴으로 
울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릅니다. 
사랑하는 
이가 그리워도 보지 못하는 아픔을 
견뎌 
보지 못한 사람은 모릅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무겁고 고통스러워하는지.. 
그 
사람이 얼마나 외로워하는지 
그 
사람이 얼마나 속이 타서 쓰라린지를..... 
-당신을 
그리워하는 바다- 

그 
후 달포가 지난 어느 날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그 ‘초록물고기’에게서 
눈물겨운 
e-mail 답장이 왔습니다. 
 
바다님! 

나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 하고 
잠 
못 이루는 수많은 고민 끝에 편지를 씁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소아마비였고 
얼굴은 
어릴 적 화상의 흉터로 일그러져 
온 
종일 두문불출, 혼자 사는 불행한 여자랍니다. 
 
저는 
가진 것도 없고 몸마저 이래서 
그동안 
인터넷 사이버 상에서나마 많은 사람들을 
사랑했지만저를 
보는 순간, 다들 돌아섰습니다. 
 
그 
후로 사람 만나는 게 무섭고 두려워 
저에게 
호감을 주는 남자가 있으면 버림받는 
제 
자신이 너무 불쌍해 제가 먼저 돌아 서곤 합니다. 
 
짧은 
기간 행복했습니다. 
더 
이상의 아픔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떠나야 
할 때 떠나야 한답니다. 그동안.... 그럼 안녕! 
 
-당신을 떠나며 초록물고기- 
 
세상에 
이럴 수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식이 절망으로 다가와 
눈앞이 
캄캄해진 청년의 괴롭고 괴로운 대 혼란! 
 
‘마음이 
예뻐야지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몇 
날 며칠을 고민과 고통 속에 장고(長考)에 장고를 
거듭하던 
청년, 드디어 여자에게 다시 e-mail을 보냅니다. 






 
초록물고기님! 

당신에게 
이제 당당하게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단 한 사람, 초록물고기 당신! 
 
솔직히 
당신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했습니다. 
당신은 
건강한 몸을 가진 내가 필요하고 
저는 
아름다운 영혼의 당신이 필요함을 알았습니다. 
 
바위틈에 
피어나 눈길 한번 받지 못하는 제비꽃처럼 
오직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이기에
오히려 
나의 기쁨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초록물고기’가 

‘바다’의 
품에서 맘대로 헤엄치는 날을 위하여 
나는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바다- 
 
사랑은 
그리움과 그리움의 만남이라했던가! 
얼마 
후 서로 만나기로 한 두 사람, 여자의 불편한 
몸을 
걱정하여 청년이 상경하겠다고 했지만 
 
어차피 
농촌에서 살아야 할 텐데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여자의 간청으로 한때는 융성하였으나 
지금은 
폐교가 된 호젓한 초등학교 느티나무 아래서~ 
 
그리하여 
제비 찾아온다는 그 해 음력 삼월 삼짇날 
혹시 
길을 몰라 촌길을 헤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약속시간보다 
빨리나가 사슴 목이 되어 기다리던 차 
 
교문 
저쪽에서 검정 색안경에 빨간 스카프를 두르고 
목발을 
짚고 절룩절룩 거리며 걸어오는 여자가 있었고
반갑게 
다가서는 청년이 있었다. 
 
“당신이 
초록 물고기님이시나요?” 
“그럼 
당신이 바다님 맞나요?” 

부끄러운 
듯이 살며시 고개를 숙이던 여자가 

“이제 
저를 보여 드리겠어요”하더니 
안경을 
벗고 스카프를 벗어 나뭇가지에 걸었습니다. 

순간! 
청년은 깜짝 놀랐습니다. 
 
얼굴에 
화상 흉터하나 없는 하얀 피부에 
굉장한 
미인이었으며 짚고 있던 목발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리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며 
 
“놀랐나요? 
처음부터 속이려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 영혼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이제 
당신의 바다에서 헤엄쳐도 되나요?” 
 
얼떨떨,벅찬 
감격에 겨운 청년이 와락 여자를 껴안을 때 
초록보리밭 
하늘 위로 종달새가 깜짝 놀라 지지배배~ 
저 
건너과수원집 언덕배기엔 철 이른 아지랑이 아롱아롱~

시골총각의 
순수함에 반한 부잣집 
무남독녀 외딸,
아들 
낳고 딸 낳고 해피 엔딩,시골총각 
두엄자리에서 

꿩 
잡은 전설같은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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