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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해외연수 
기행문 그 하나(대만.일본)
1984년10월18일10:30
대한항공 
서울 발, 대만 행. 
태극마크도 
선명한 KIL의 거대한 동체가 활주로를 쏜살같이 내 달리다하늘높이 
치솟아 우주의 무중력 
상태처럼 
미동도 하지 않은 채훨훨 나르고 있었다. 
 
무한대의 
운평선! 
그 
위에 비치는 뜨거운 태양의 빛! 
마치 
한 폭의 그림인 양 전개되는 하늘의 파노라마는 일대 장관이 아닐 수 없고, 끝없이 펼쳐진 크고 작은 구름은 뭉실뭉실, 영화에서나 봄직한 북극이나 
남극대륙의 빙원을 연상케 하며 아름다운 동화속의 나무꾼과 선녀들이 어디선가 금방이라도 손 짓 할 것 만 같고 벽안의 금발미인과 태양의 자손 
아프리카 흑인들의 모습에서 국제선 비행기에 탑승한 것을 실감한다. 
 
어제 
오후 내무부 회의실. 
'우수공무원 
해외연수 계획’에 의거 선발된 필자외 내무부 행정사무관 노장택 등 전국 시도 우수공무원 19명의
출국신고에 
이어김창식 
내무부차관님의 격려사가 있었다. 
“먼저 
축하합니다. 그동안 
박봉과 
막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오직 국가에 충성하고 주민복지향상에 불철주야 피와 땀과 눈물을 바쳐온 우리 14만 내무공무원 사기진작과 선진행정을 
비교분석 평가하여 거시적 행정에 참고하기 위하여 주영복 내무부장관님의 특별하신 지시로 해외연수를 떠나는 만큼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과 같이 더 보고, 더 듣고, 더 생각하고, 더 일하는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고 아무쪼록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장관님을 
대신하여 당부 드리는 바입니다.” 
 
타고 
가는 비행기가 국제선 KAL, 
기장은 
물론모든 승무원들이 한국인이라서 인지 
국내 
여행과 다를 바 없는 편안함 속에 스르르 졸음에 한참을 잤을까? 
 
“승객 
여러분! 오늘도 
저희 
대한항공를 이용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착륙하오니 안전벨트를 매시고 담뱃불은 꺼 주시기 바랍니다.“ 
순간 
구름이 
보이면서 눈앞이 캄캄하다. 

풍~ 
덩!기체는 
구름 속을 뚫으며 하강~ 또 하강! 
아~ 
보인다, 시계 양호! 
 
푸른 
바다 해안선에 파도가 흰 거품을 토하고 산맥과 들과 평야가 펼쳐지는 땅, 저기가 대만이구나. 평야 지대엔 논들이 경지정리가 잘 되었고 산악지대엔 
상당부분까지 거의 계단식 농사짓는 
게 한 눈에 들어온다. 
논두렁에는 어디나 할 것 없이 두 길도 더 된 대나무가 무성한데 방풍림이란다. 
 
타이베이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시침은 
12:44, 비행시간은 2시간 10분 그러나 현지시간은 11:40분이니 1시간의 
시차.

알 
수 없는 억양의 중국말이 사방에서 시끄럽고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무역과장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한 
입국 절차를 마치고 우리 일행 20명은 대사관에서 제공한 버스로타이베이 시내로 들어갔다.
잘 
포장된 공항로에서 내다본 중국의 풍물주택이나 아파트 관공서 등 건물들이 한결같이 
불결하고 
초라해 보인다. 
저 
집은 붕괴된 지 몇 십 년이나 되었을까? 
어느 
해 풍우에 무너졌는지 그대로 방치된 채로 그것도 국제공항로 바로 옆에서 말이다. 만일 우리나라에선 어떠했을까? 복구지시! 
- 철거 - 복구 
감히 
어디라고 그대로 방치해! 
당장 
해당 관서의 장은 무능하다 하여 
온갖 
곤욕을 당했을 것을……. 
 
“면장! 
월곡리 
덕촌마을 뒷산의 묘지파내고 주택개량 3동을 이축해요.” 
“영감님! 
선산을 파헤치고 어떻게 집을 지을 수 있습니까?” 
“무슨 
말이 그리 많소! 지사님 지시니까 알아서 해요.” 
 
고속도로변 
주택개량 업무를 추진할 당시 군수와 면장 간에 오간 이야기다. 
공항로를 
지나 타이베이 시내 중심가의 외국인 전용 초현대식 United Hotel에 여장을 풀고 곧장 고궁 박물관으로 향했다. 
1947년 
10억 인구를 중국 본토에 남겨두고, 모 택동에게 밀려 대만성 조그만 섬 덩이로 장 개석 국민당 정부가 쫓겨 올 때 세계 3대 문명발상지였던 
황하강 유역을 둘러싼 중국의 옛 나라들의 영고성쇠, 영욕의 세월 속에 윤회하는 중국인들의 정신이 깃든 보물덩이들로 가득 찬 고궁 
박물관! 
어떤 
것은 땅속깊이잠자다가 수 천 년의 신비를 깨운 발굴현장에서, 또 어떤 것은 바다 밑에 묻혀 천고의 침묵에서 건져진 엄청난 유물들이 
보물이 되어 오늘의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을 
경이로움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본토 
수복의 꿈은 요원한 채, 오직국부로 
섬기는 손문의 삼민주의인 ‘민권.민생.민족’의 
지도이념 아래 똘똘 뭉쳐 오늘의 정치 안정과 경제성장을 이룩, 당당히 세계무대에서 외롭지 않는 부자나라 대만! 
 
“대만성 
정복은 30분도 안 걸린다. 다만 고궁 박물관의 보물이 파괴될까봐 참고 
있을 뿐!. ” 이것이 
본토 중공의 입장이라고 한다. 
고대관에는 
우골 상형문자와 타제, 마제석기,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시대가 일목요연하게 
전시되어 있고 글자와 
그림의 색상과 색채는 물론 금방이라도 묵향이 코를 
찌를 듯하다. 
국가는 
멸망해도 
이합집산하는 민족의 대동맥은 끊이질 않고, 동질성과 영속성을 지닌 채 이데올로기와 체제싸움으로 국경선은 있어도 중공이나 대만이나 다같이 공유하고 
싶고, 다같이 길이 보존하고 싶은 박물관의 그 많은 보물들을 2시간 정도의 관람으로 무엇을 알 수 있을까마는 문화유물을 성스럽게 보존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시공을 떠난 무한한 역사창조를 다시 본다. 
숙소로 
돌아오는 야자수 거리엔 차량과 오토바이가 반반씩 긴 행렬을 이루고 자유 분망하게 움직인다. 오토바이가 승용차 틈새를 끼어들어 곡예 질주하는 
이곳은 
가히 
세계 자동차 시장이라 할 만큼 각국의 수입차량으로 
붐빈다. 
차량수입 
개방의 나라! 
우리나라의 
제미니, 현대포니도 간혹 눈에 띄고, 오토바이가 많은 것은 혹한기 날씨가 
영상 17℃이고, 사계절 전전 후 오토바이 승차 요건이 갖추어진 기후조건이 
그 이유라 한다. 
오토바이마다 
스페어타이어를 달고 있는 것도 우습다. 
주행 
중 펑크 대비용이겠지만 거의 소용없는 스페어타이어를 구차스럽게 여기지 
않고,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지성스럽게 달고 다니는 그 치밀한 끈기! 
누가 
이 사람들을 놔두고 우리 국민들을 끈기 있는 민족성이라 할 수 있으랴! 얼핏 하면 성내고 ‘내가 옳다! 네가 옳다!’흑백논리로 당장 
판가름 내야 성미가 풀리고, 빨리빨리 식사재촉,십리과자 입에 넣고 오리는커녕 금방 이빨이 깨져라 콱 깨물어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데..... 
타이베이 
시가지 건물이 평균 10~15층으로 마치 열병 대열같이 질서정연하다. 간판에는 
외래어 
하나 보이지 않고 모두 한자 일색으로 새삼 외국 기분보다는 동양 삼국한자 
문화권에 애정이 간다. 
숙소에 
도착, 저녁 식사 후 간편 복장으로 교포인 홍사장이란 사람의 안내로 홍 사장 자기 점포로 안내되어 토산품인 상아도장과 산호 등을 쇼핑한 
후 대만의 
명물, 야시장으로 향하였다. 
야시장! 
한마디로 난장판에 다름아닌불야성을 이룬 거리와 점포. 이곳 사람들은 잠을 
안자는 야행동물인가 싶다. 거리마다 사람들로 북적북적. 가게마다 진기한 물건들이 산적, 예쁜 창녀들이 줄줄이 늘어서 호객행위를 하는 
향기촌(香氣村)! 
13,14~17,18세쯤으로 
보이는 여자들 좀 보소! 여기가 천하일색 양귀비 문중이라. 하룻밤은 아니라 잠시잠간이라도 객고를 풀면 오죽 좋으련만.....
그냥 
지나가는 우리들의 마음도 몰라주고 아가씨들 왈, 
“빠가야로!“ 
아마도 일본인으로 착각했는가 보다. 
일행 
중 한 사람이 대답하여 가로되 “We are Koreans!" 
그랬더니 
이 아가씨 다시 왈 “니미씹! “으하하하!“ 
욕 
얻어먹고 웃기는 처음이라며 또 한번 유쾌하게 “으하하하!”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상의 모든 남성들은 정력보양제라면 사족은 못쓰는 것일까? 수많은 코브라 뱀탕 전문집엔 살아서 꿈틀거리는 인간 원죄의 주인공이라는 
징그러운 뱀들이 꿈틀꿈틀 춤추는데 우리도 뱀탕 한 그릇씩 주문했다. 
코브라 
한 마리에 30불인데, 3마리에 술 한 잔 95불을 주고 호기심으로 먹기는 
먹었지만 비위가 상해 정력증강은 고사하고 토악질만 웩웩~ </DIV>

이렇게 
첫 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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