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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10월 26일 </DIV>
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 
여장을 
챙기고 오사카 국제공항으로 가는 길에 대판성을 관광했다. 
돌로 
축성한 아주 오래된 성이다. 성벽 둘레엔 인조 강을 만들어 외부 침입을 막았고, 웅장한 성곽의 주춧돌은 순 
자연석으로 웬만한 집채 덩어리다. 
어떻게 
쌓을까? 축성공법이 놀라운데, 아뿔싸~ 여기가 어디냐? 
 
임진왜란의 
원흉, 토요또미 히데요시 풍신수길이 살았고, 
바람 
앞의 등잔불처럼 깜박이던 구한말, 이 나라 국모인 민 비를 시해하고 고종을 협박하여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한 침략제국주의의 화신이었다가 ‘아! 아! 장하고 장하도다!’ 
우국충정의 
안중근 의사의 통쾌한 저격을 받고 만주 하얼빈 역에서 쓰러진 
이또오히로부미 
이등박문이 통치하던 장소가 바로 이곳이로구나! 
 
세월은 
흘러 풍신수길도 이등박문도 없는 곳에 은행잎 노랗게 가을바람에 날리고 소풍 온 학생과 
관광객의 
사진촬영 배경 무대로 변하였고, 제국주의 일본도 민주주의 얼굴로 돌아서 
태평성대 
누리노니 오호라~ 무상한 세월이여! 인심이여! 
맑게 
갠 푸른 하늘을 우러러 본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고 노래했던 서시의 윤동주 시인! 
 
바로 
저 하늘 슬프도록 푸른 저 하늘, 가없는 저 하늘 바라보며 
큐-슈 
후쿠오카 감방에서 피를 토하는 아픔을 나라 잃은 동포와 같이 느끼며 
조국 
광복도 보지 못한 채 독립운동 혐의로 옥사했다는 것을 안다. 
 
식민지 
치하 지식인의 고뇌를 서정으로 순화시켜 
하늘과 
바람과 별을 노래했던 아, 애국 시인의 영혼이여! 
눈을 
감아 본다. 암흑의 절박한 시대에 몸부림치는 처절한 신음소리와 
잃어버린 
하늘과 딛고 설 땅을 빼앗긴 수많은 우리 동포의 울부짖는 원혼이 밀려든다. 
 
지지리도 
못난 백성들아~ 
수천 
년 살아온 땅도 뺏기고 
있는 
것마다 죄다 빼앗긴 백성들아! 
 
으악새가 
슬피 울더냐? 
고향이 
그리워도 갈수 없더냐? 
황성옛터에 
잡초만 무성 터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더냐? 
아하~ 
그래서 그랬구나!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세계만방에 고하노라! 함성소리 들린다. 
눈을 
들어 다시 하늘을 보자. 
태극기 
펄럭이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자랑스러운 한국인들을 보라! 
 
가난과 
질곡의 세월에서 당당히 떨쳐 일어나 선진조국창조의 내일을 바라보며 
세계속의 
한국 인류사에 커다란 발자국으로 전진하는 조국 대한민국 88올림픽이 열린다. 
2000년대는 
태평양 시대가 열리리라! 
 
잠자는 
민족의 저력을 일깨워 우리는 힘차게 일어섰다. 
민족중흥과 
조국 근대화 초석위에 선진 조국 창조의 우람한 새 역사를 위하여 
오늘은 
피와 땀과 눈물을 조국의 제단에 바쳐야하리. 
 
그리하여 
통일 성업 이룩되는 그날! 
오천만 
민족의 가슴을 열어젖히고 목이 터져라 힘차게 
대한민국 
만세! 
대한민국 
만세! 
 
우리를 
태운 11:40분 오사카 발, 서울 행 비행기는 어느새 현해탄 망망대해를 날고 있었다. 
우리의 
기막힌 역사의 비극을 알고 있을 것이건만 
저 
현해탄은 말이 없구나. 
 
일본이 
패망하고 광복의 만세를 부르고 있을 때, 
“소련에 
속지 말고 미국을 믿지 말라~ 일본은 일어서니 조선아! 조심하라” 했다던가? 
 
오늘날 
변천하는 국제 정세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는 
자국 
이익 우선주의로 나가는 상황에서 우뚝 다시 일어선 일본의 힘은 무엇일까? 
문득 
태평양 바다가 생각난다. 
바람 
없는 날 바다는 잔잔하다. 

갈매기 
나래치는 수평선에 뭉게구름 떠가는 그야말로 태평양이지만 
일단 
태풍이 몰아치면 포효하는 성난 파도 되어 사나운 기세로 일진광풍 휘몰아 
천지를 
삼키며 달려들 듯 그들이 군국주의로 무장돼 일단 유사시는 
미친 
파도 같은 힘으로 조선반도 삼키고 만주에서 중국에서 전쟁을 도발하고 
침략의 
마수를 동양 전역으로 뻗치고 동양제패를 방해하는 미국까지도 치고받고 
한바탕 
난리를 피우다가 된통 한방 얻어맞고야 광풍이 멎어 지금은 또다시 어디가나 
‘친절이요, 
평화요, 자유요~’ 하며 잔잔한 태평양으로 갈매기가 춤을 춘다. 
 
우리가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에서 
‘영희야 
이리와~ 바둑이 하고 같이 놀자’라고 가르치고 있을 때, 
그들은 
‘산은 후지 산, 벚꽃 깃발은 일장기’라고 가르치며 민족 역량을 집결했고, 
피나는 
노력으로 오늘날 경제대국의 긍지를 갖고 영어를 알아도 어디가나 영어 대신 
일본말을 
쓰는, 유아독존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우리도 피안의 불구경만 할 때가 아니다. 
 
이제 
잘사는 나라! 힘센 나라! 가꿔 나가자 
평화를 
사랑한 우리 민족은 오천년 역사를 통하여 한번도 남의 나라를 침략한 일이 없다고 
자랑할 
것도 못된다. 오죽 약했으면 931번인가 침략만 받고 살아 왔겠는가? 
동네북이었다. 

 
그때마다 
우리는 수많은 고통을 받았겠지만 
세계 
민족사에 기적 같은 단일 민족으로서 
이제 
바야흐로 국운 개척의 기치를 높이 들고 보무당당히 나나갈 진저~ 
 
“승객 
여러분! 오늘도 저희 비행기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착륙하게 되겠사오니 안전벨트 를 매시고 담뱃불을 꺼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덧 
비행기는 서울 김포 국제비행장에 착륙하고 있었다. 끝. 
 
- 
여 행 후 기 - 
 
나보다 
못사는 집에 가면 우선 마음이 편하고 
잘사는 
집에 가서는 주는 밥도 다 못 먹는 우리들~ 
대만에 
더 애정이 가는 것도 말이 때국 놈이라더니 속으로는 알부자일망정 
겉으로는 
우리네보다 못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 게다. 
 
일본에서는 
배가 아팠다. 
사돈네 
논 사니 배가 아플 수밖에, 그러나 우리네 정말 정신 차려야 할 게다. 
외채 
440억불이나 허리가 굽도록 짊어지고도 허리도 아프지 않느냐? 
오직 
근검&#8228;절약&#8228;저축하고 제발, 제발 허세부리지 말고 
없으면 
없는 대로 분수 맞게 속으로 알부자 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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