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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원통해!”
 
세조3년(1457년)에 약관의 나이로 무과(武科)에 장원,
세조의 총애를 받다가 세조13년(1467년)에 
‘이시애 난’을 토벌하고 승승장구 
28세에 병조판서에 오른 천하 대장부 남이장군!(1441~1468)
 
그러나 예종원년(1468년)에숙직 중 갑자기 혜성(彗星)이 나타나자 
“ 묵은 것이 없어지고 새 것이 나타날 징조”라 했는데 

그의 일취월장에 시기심에 불타던 간신 유자광(柳子光)이 엿듣고 

남이가 여진토벌(女眞討伐) 때 읊은 북정시(北征詩) 
 
白頭山石磨刀盡, 豆滿江水飮馬無 
男兒二十未平國, 後世誰稱大丈夫
백두산 돌을 칼을 갈아 모두 없애고, 두만강 물은 말을 먹여 없애네.
남자 이십에 나라를 평안하게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 하리오.
 
‘미평국(未平國)’이란 글귀를 ‘미득국(未得國)’
즉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을‘나라를 얻지 못하면’으로 
왜곡하여 역모를 
획책한다고 모함, 결국 영의정 강순(康純)과 함께 원통하게 주살(誅殺)당했으니 그때 나이 28세! 
아, 그 기상 애닮 도다!
 
역모 죄를 뒤집어 쓴 남이는 살이 타고 뼈가 깨지는 
모진 형벌에도 끝끝내 
결백을 주장하였으나
어느 누구 변호해 주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결백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세교지간의 영의정 강순마저 
행여 불똥이 튈 새라 함구무언(緘口無言) 입도 뻥긋 아니할 제
 
“네 이놈! 누구와 역모를 꾀했는지 바른대로 토설하지 못할까?”
목숨이 경각에 이르자 강순을 노려보던 남이의 오기에 찬 한마디!
“저 자! 바로 저 영의정 강순이 나를 시켰소!”
 
청천벽력의 토설에 새파랗게 질린 영의정 강순이 벌벌 떨며
“네 무슨 원한 있어 무고한 나를 원통하게 죽게 하느냐?”
“나는 더 원통해! 내 원통함을 뻔히 알면서도 보고만 있었으니 
당신 또한 원통하게 죽어봐야 내 원통함을 알지 않겠는가?” 

남이의 오기발언 때문에 정말로 원통하게 주살 당한 영의정 강순! 
예나 지금이나 억울하고 원통한 원혼이 어찌 이 뿐이랴!
다시는 이 땅에 원통한 죽음은 물론 원통한 일들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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