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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 
검사와 면서기 
 
먼 옛날, 원시인들에게서의 사냥은 생존을 위한 수렵이었을 테지만 

인간에게 기쁨을 주는 취미 중, 고구려 벽화 수렵도(狩獵圖)에서 본 
것처럼 
사냥(hunting)만큼 스릴 만점의 취미가 또 있을까마는 

 
취미로 한 사냥 땜에 권력의 상징인 검사님께서 시골 면서기에게 

“호랑이 보다 더 무서운 법”으로 낭패(?) 당했다는 

전설적인 사냥꾼 이야기의 교훈인 즉, “매사 불법은 
금물이니라!”
 
옛날, ‘반만년 역사의 가난을 몰아내자’는 희망찬 구호 아래 

고단했지만 활기찬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70년대 초 어느 해 
겨울,
융통성이라고는 약에 쓸려 해도 찾아볼 수 없이 
고지식하여

별명이 ‘육사생’으로 통하는 면사무소 산림담당 김 주사가 

일요일도 잊은 채 ‘밀렵 단속’완장을 차고 산길을 따라 순찰하는데 
어디선가 느닷없이 들려오는 총소리 “탕! 
탕! 탕!”
 
순간,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을 내이며 

퍼드덕 떨어지는 꿩은 누구의 소행입니까’바로 그때 꿩을 치켜들고 

득의에 찬 젊은 사냥꾼을 발견한 김 주사가 카메라로 
“찰~칵!”

그리고는 득의에 찬 얼굴로 그러나 심각하게 공무원증을 내 보이며 

“밀렵단속중인 면사무소 직원입니다. 귀하께서는 밀렵행위를 
하였습니다. 
신분증을 보여 주십시오!” “ ...........! 
”
 
새마을 모자에 ‘밀렵단속’완장을 차고 당당하게 단속하는 

‘육사생’을 어이없다는 듯 아니꼽게 위 아래로 훑어보던 사냥꾼 
왈
“이거야 참, 나 이런 사람이요!” 
아뿔싸, 신분증을 보아하니 지엄하신 검사(檢事)님이 
아니던가!
 
순간, 별명에 걸맞게 동물적 본능이 작용한 육사생 김 주사! 

“귀하를 야생동물 보호에 따른 대통령각하의 담화문에 명시된 바에 
의하여 
의법 처리하겠으니 그리 아시기 바랍니다. 
그리고는 터덜터덜한 자전거를 타고 그대로 ‘휑!’ 

 
아, 서슬 퍼런 유신시절이 아니던가!
‘검사님의 밀렵행위 적발보고’에 깜짝 놀란 면장님의 간곡한 
회유(?)에도 
법을 지켜야 할 검사 운운하며 끝내 의법조치 운운하던 옹고집 김 
주사였건만
 
젊은 검사가 늙은 지서장과 함께 면사무소에 찾아와 잘못된 
취미생활’에 
양해를 구하자 ‘창창한 앞길을 위하여’ 눈을 찔끔 
감아(?)주니
지서장 왈, “김 주사가 내 체면 살려주었다!”며 
벙글벙글!
면장 왈, “김 주사가 내 체면 구겼다!” 투덜대면서도 끝 발 좋다 
싱글벙글!
 
법 좋아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행복은 반비례
법 없이 사는 사람이 많을수록 행복은 정비례.
“법 좋아하지 말고, 서로 좋게 좋게 말로 하세 
말로!”“그러세~~~~~!”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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