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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과 
고등어 실종사건
 
지금이야 시골 농촌과 산촌마을까지 땔감나무를 대신한 연탄도 아닌 

기름보일러에 전기보일러까지 한 겨울에도 아랫목 윗목 펄펄 끓는 방에 
가스레인지로 별 것 다 해 먹는 편리한 
세상이지만 
 
나무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었던 그때 그 
시절!
집집마다 밥 짓고 쇠죽 끓이고 사랑방에 지글지글 군 불 
피우느라 
저녁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특히 눈보라치고 칼바람이 살을 에는 겨울철 
난방용인
장작나무 등 땔감이야말로 생존의 필수조건이었으니 아침 햇살을 헤치고 
지게를 짊어진 남정네들과 아낙네들까지 
모두
'산(山)으로 산(山)으로 = 출(出)!’
 
때로는 산지기나 산감(山監)에 들키면 
지게나 나무뭉치를 통째로 놔두고 줄행랑을 치지만
힘들 땐 친구들과 송송 맺힌 땀방울을 바람에 
날리며
양지바른 잔디에 벌렁 누워 찐 고구마 먹는 맛이 꿀맛! 

 
남자들은 주로 소나무 장작을 쫙쫙 팼고 
아낙들은 주로 소나무 낙엽을 빡빡 긁은 갈퀴나무를 

시장에 내다 팔아 생필품을 사곤 했지요.
 
그때 땔감나무 시장인 경찰서 뒷골목에는 이른 아침부터 

촌에서 나무꾼들이 팔려고 내다 논 장작 갈퀴나무 뭉치 
등이
잔뜩 줄을 서 있었지만 
 
불여우같이 영악한 도회지 여인네들은 낮에는 잠자코 있다가 

석양 무렵, 나무꾼끼리 서로 팔려 형성된‘공개경쟁최저가(?)’로 
흥정하니‘값 가(價)’즉, 제일 싼 석양의 
조개 값으로써
막상 나무꾼은 손에 쥐는 돈이 몇 푼이나 될까마는 

 
그래도 우선 양곡 상에서 보리쌀 몇 되 사고 막걸리 한 잔 먹고 

그때까지 시장 통에 남아서 나무꾼 손님을 기다리는 
어물전에서
‘고등어 한 두어 마리’사서지게에 묶고 터덜터덜 집으로 
향할 제
 
비록 춥고 배고프고 고달프지만 식구들끼리 오순도순 둘러앉아 

‘고등어 고깃국’먹을 생각에 다리 아픈 줄 모르고 십리도 넘는 집에 
도착하였으나 아, 이를 
어쩌나!
 
새끼줄로 지게에 묶어 달당달랑 매달고 온 
‘고등어’가 비린내만 풍기고 
달랑 어디론가 떨어져 나가 버렸으니!
 
‘잃어버린 고등어’를 찾아서 휘영청 밝은 밤길을 되돌아 

찾아보았지만 헛수고, 이틑 날 새벽 샅샅이 살피는데 
아뿔싸! 동네 개 새끼들이 '고등어’를 입에 물고 
서로 뺏어먹으려고 “으르렁 켕켕!!”
 
“흉년에 죽 쒀 개 준다더니~ 허허허!”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아, 그래도 그때 그 시절 정겨운 풍경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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