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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변(辯) 

 
중국의 
대표적 고전으로 ‘수호전’ ‘금병매’ ‘홍루몽’과 함께 
중국 
4대기서의 하나로 꼽히는 명나라 소설가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영문 
타이틀은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흔히 
삼국지를 세 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고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과는 상종하지 말라 했듯 
처세술의 
보고(寶庫)요 삶의 지침서이기도한 삼국지는 
 
2∼3세기 
중국의 광활한 중원을 무대로 위(조조), 촉(유비), 오(손권) 등 
삼국시대 
영웅호걸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2천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뛰어넘어 
곰삭은 
묵은 김치마냥 읽으면 읽을수록 다시 읽고 싶은 감동의 대 서사시!
 
‘꾀가 
조조인’권모술수의 대가로써 태평성세에는 능한 신하요 난세의 영웅이요
한 
번 웃을 때마다 열 가지 계책이 만들어진다는 꾀많은 조조가 어느 날 어찌어찌하여 
진궁과 
함께 위험지대를 탈출하여어느 덧 날이 어두워지자 숲속 마을을 가리키며 
 
“저 
마을에 내 아버님과 결의형제를 맺은 여백사라는 분이 있는데 오늘 밤 그 곳에서 
묵어가도록 
합시다.” 하고 들어가니 반갑게 맞이하는 여백사가 안으로 들어가더니 
한참 
후에 다시 나와 진궁에게 말했다.
 
“집 
안에 좋은 술이 없어 서촌으로 가서 술을 좀 사올 테니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리고는 
곧바로 나귀를 타고 밖으로 나간 후 뒤뜰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 
살며시 살펴 듣자하니 “다리를 묶고 식칼로 멱을 따십니다!”
 
깜짝 
놀란 조조가 진궁에게 속삭였다.
“먼저 
선수를 써 처리해 버립시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우리는 잡혀 죽고 말 것이오.” 
말을 
마치자마자 칼을 빼들고 남녀를 가리지 않고 죽이니 여덟 사람이 죽었고
 
조조가 
나머지 사람들을 찾아 부엌으로 가보니, 
그 
곳에는 잡으려고 묶어 놓은 돼지 한 마리가 있었다.
진궁의 
마음은 아프고 괴로웠다. “우리가 너무 소심해서 죄 없는 생사람을 잡았구려.”
 
두 
사람은 급히 말을 타고 여백사의 집을 나와 달아났다. 
한 
두 마장쯤 달려가다가 그들은 나귀를 타고 돌아오는 여백사 노인과 만났다. 
여백사의 
나귀 안장에는 술 두 병과 갖가지 안주가 실려 있었다. 
여백사는 
떠나는 그들을 한사코 만류했다.
 
“아니 
조카는 이 밤중에 어디로 가는 중인가?”
“'예, 
쫓기는 몸이라 오래 머물 수가 없어 떠나는 길입니다.”
“내가 
집을 나오면서돼지 한 마리를 잡으라고 했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자.”
여백사는 
간청하다시피 만류했지만 조조는 듣지 않고 길을 서둘다가
 
몇 
걸음 가지 않아서갑자기 칼을 빼들고뒤돌아서서 여백사에게, 
“'저기에 
오는 저 사람이 누구입니까?”하고 소리를 쳤다. 
여백사가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는 순간!
 
조조의 
칼이 여백사의 목을 내리쳤다. 
여백사의 
머리는 피를 흘리며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진궁이 
크게 노하여 조조를 꾸짖었다.
 
“조공, 
이게 무슨 짓이오!”
“진공, 
여백사가 집에 돌아가서 식구가 다 죽은 것을 보면 우리를 그냥 놔두겠소? 
사람들을 
풀어 우리를 뒤쫓을 것이니 그렇게 된다면 꼼짝없이 큰 화를 당할 것이오.”
 
“알고서도 
사람을 죽이는 것은 의에서 크게 벗어나오.”
“차라리 
내가 천하 사람들을 저버릴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나를 저버리게 할 수는 없소!”
조조는 
차갑게 대답했다. 진궁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 나관중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중에서 -
 
“발목을 
잡는 자가 있으면 발목을 잡는 자의 손목을 쳐라!”냉철한 판단력의 조조답게!
“발목을 
잡는 자가 있으면 발목을 놓을 때까지 포용하라!” 의리와 포용력의 유비답게!
“발목을 
잡는 자가 있으면 발목을 잡히지 않도록 하라!” 선택과 집중력의 손권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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