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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1392년 
조선개국 3년 1395년(태조 4)에 착공한 지 3년 후 
1398년(태조 
7)에 준공되어 600 여 년간 서울 도성을 지켜왔던 
국보 
1호 숭례문이 얼빠진 칠십대 노인의 방화에 의하여 활활 타며
온 
국민의 억장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시작한 무자년답게
 
MB 
정부의 야심찬 첫출발도
미국산 
수입쇠고기 성난 촛불시위 불야성에 갈팡질팡 
죽을 
경을 치다가 세계 
7위의 베이징 올림픽 승전보가 
잠시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처럼 기쁨을 주었으나 
 
그것도 
잠시
미국 
발화된 금융위기의 불길이 활활 타 오르니 
외국자본은 
쏙쏙 빠져나가지요 달러는 부족하지요
환율은 
쑥쑥 올라가지요
 
주식과 
펀드 가치는 반 토막이 나버렸지요
거품 
빠진 아파트 가격도 뚝뚝 떨어져 반 토막 났지요.
구조조정 
등등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도 없지요

IMF 
때 보다 더 극심한 경제 한파에 오들오들 떨며 
모두들 
힘들어하는 무자년 끝자락에 서서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숨소리조차 쉴 수 없는 상황에
희망찬 
새해라는 말은 애당초 화려한 수식어 일 뿐!

경기가 
바닥에서 바닥으로 끝없이 추락하니
밤잠이나 
편히 잘 수 있으랴만 그래도 한 해를 보내면서 
끼리끼리 
이런저런 송년회마저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랴!
 
어둠의 
터널 지날 때까지
두 
눈 부릅뜨고
쌍 
라이트를 켜고 파이팅!

숙연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며 한해를 보내는 
‘송년시(送年詩)’
 
일 
년 삼 백예순 날
날마다 
하루에 한 번씩
딱 
한 개의 해가 뜨고 지더라.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달이 
뜨면 별도 뜨고
뜨고 
지고 뜨고 지고 
 
하루가 
번쩍 
한 
달이 훌쩍 
일 
년이 깜짝
 
동지섣달
문풍지 
우는 
긴긴 
겨울밤 지새워
 
봄의 
상춘객(賞春客)이었다가 
불볕 
피서객(避暑客)이었다가 
단풍 
행락객(行樂客)이었다가 
겨울 
방랑객(放浪客) 겨울 나그네.
 
 
객고(客苦)훌훌털고 
바람에 구름 가듯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르나니 
깨지고 
부서져 응어리 진 무자년아
 
억장 
무너지는 통곡소리
꿈이 
산산이 깨지는 신음소리
속 
터지는 고함소리랑 논개 치마에 얼싸안고 
 
 
황룡강 
흘러간 옛이야기 지절대며
별빛 
반짝이는 강물 따라 떠나가거라.
어~서!

-장성아카데미하우스에서 
황룡강을 바라보며-
2008년 
세밑에 소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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