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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퇴직공무원의 회한의 눈물
icon 소천재선
icon 2003-07-14 10:59:05  |  icon 조회: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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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퇴직공무원의 회한의 눈물

color=red>른 새벽 약수터에 올라가 약수 한 사발 들이키고
산새 지저귀는 산길을
터벅터벅 걸어 돌아올 제
찬바람은 버껴진 대머리를 싸늘하게 스쳐 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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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생활 30년에 빛나는
25평 짜리 빈 아파트엔
피둥피둥 살만 찐 아내가 계모임 가며 남긴 메모한 장
'여보! 나 계에서 놀러가니까
전자밥통의 밥 먹고
점심은 라면 먹고 저녁은 알아서 하세요!"



전자밥통의 밥을
퍼먹고
점심은 라면으로 떼우고
저녁은 밥 생각도 없어 굶고 잠이 깜박 들었더니
밤늦게 돌아온
아내 왈 "잠만 퍼 잔다고" 야단이라.



놀 데도
없다
갈 데도 없다
울 수도 없다
아파트 난간 위에 초승달만 외로이
떴다.

연금으로 앉혀놨으면 좋았으련만
마누라 성화에 일시금 타자마자 자식들이

"아버지! 아버지!" 벌떼같이 날아와서 단물만 쪽! 쪽!
몇 푼 남은 것은 마누라 통장으로
쏘-옥!



한 때는 거드름도
피웠지
대접받으며 이빨도 쑤시고 다녔지
더러는 안 되는 것도 되고, 되는 것도 안 된다고도
했지
목에 철근 넣고 으시대던 내가 이 뭔 꼴인고!

그때 지역주민들에게 정말 잘
해줄걸 그랬어
그때 고향선후배와 친구들에게 잘 했어야했는데
그때 맨 날 밤늦게 들어가 가장노릇도
못했어
그때 오늘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외롭구나.쓸쓸하구나.



사방을 둘러봐도 허허벌판
이로구나


팔방을 쳐다봐도 쳐다보는
이없구나


후배들이여! 독불장군은
외롭나니


사방팔방 둘러보고
쳐다보며살아야 퇴직후에 외롭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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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14 10: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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