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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따귀 맞은 서러운 이야기
icon 소천재선
icon 2003-08-07 17:57:36  |  icon 조회: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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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따귀 맞은 서러운 이야기



color=red>'절망과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민생고를 시급히 해결하고
국가 자주경제 재건에 총력을
경주한다'

-5.16 혁명공약 중에서-
그때는 그랬답니다..
그러니까 대충
1960년대까지의 배고파 굶주렸던 시절
'절망과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민생고' 해결이 최고의 선(善).



시레기밥, 시레기국밥,
쑤시밥, 서숙밥, 감자밥,
고무마밥, 무우밥, 배추떨컹밥, 비지밥,쑥밥,싸라기밥
강냉이죽, 술찌거기죽,
밀기울죽, 도토리죽,생보리죽

보리쌀뜸물, 보리개떡, 빈대떡, 소나무생피떡, 강냉이떡, 술
아랭이,


쪄서 말린
배급탈지우유,찔레꽃 순, 진달래 꽃전, 나물채,


사카리 넣고 볶은
탈지강따위 등등

식구는 많고 배는 고픈데 먹을 것은 없고
허기진 배 움켜쥐고
뒷동산에 올라
푸른 하늘 바라보며 삐비 뽑아 먹던 그 시절.

처녀들의 유일한 취직은
버스차장(안내양)이었고
총각들은 이발사, 사진사, 양복재단사가 인기최고
사범대학생은 가문의 영광이요, 마을의
우상이었지요.



그때 그 시절 초등학교
5학년 때.
아침 끼니 굶은 대신, 술 아랭이(찌거기) 한 그릇 먹고 등교한


가난에
찌든친구의 얼굴에는 술기운이 벌겋게 달아올랐었는데.

"요 놈보게! 어린놈이 아침부터 술을 쳐 먹었어
엉?"
불문곡직하고 담임 선생님께서 뺨따귀를 갈기자


한마디변명도 못하고
비실비실 쓸어져 눈물만 떨구던 친구.



훗날 '어린 놈이 아침부터
술 취한'사연 들으신 선생님,


박봉 털어 쌀 한 말
들쳐매고초가삼간 제자를 찾아가


"미안하다" 부둥켜
울었답니다.



그때는 시구(석유) 달아
진다고


밤늦게 공부하는 자식 방의
등잔불도 꺼 버리는 시절
이었으니


상전벽해, 춤추는 꽃
시절도 못느끼는호강에 초친 세상입니다.



2003-08-07 17: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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