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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반납사건
옛날, 어느 시골지역에서 사람 좋기로 소문 난
천하한량이자 유지로써 일명 '백 구두'로 통하는
백
선생의 과년한 딸 혼사에 하객들이 구름처럼 모여든 결혼예식장.
"다음은 신부입장이 있겠습니다"
웨딩마치 속에 백 선생께서
아리따운 신부의 손을 잡고 입장할 차례에
백 선생만이 홀로 서있었으니 도대체 신부는 어디쯤 오고 있다는 것인가?
끝내 아니
나타난 신부, 숯덩이가 되어 버린 혼주는 망연자실,
하객들은 "하~ 이런이라니! 쯔쯧쯧!"
"하객여러분!
오늘의
결혼식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무기 연기되었사오니 그리 아시고
중식이 마련된 건너편 식당으로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큰 일을 당해도 천하태평인 백 선생도 평생 처음 울먹이며 왈,
"참, 면목이 없습니다 ...~~~ 축의금은 별도로 반납하겠으니 그리
아십시오!"
그러자 동구이성(同口異聲 = 이구동성의 반대말?)으로 가라사대
요 입: "축의금 반납은 안 해도
돼!"
-중식 대접 잘 받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라
저 입: "축의금은 당연히 반납해야지!"
-성혼선언 등 필요충분조건의
결격은 결국 미혼이다.
그 입: "축의금 반납대신, 다음혼사에 가름하지 뭘!"
-어차피 언젠가는 또 결혼식을 할게
아닌가.
사랑하는 사람 따로 있어 부모님 성화에도 불구하고
소리 없이 사라졌던 용감한 신부는 결국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과
'축의금' 생략하고 소리소문 없이 지들끼리 인연 맺어 행복만끽!
세월이 흘러흘러 팔순을 바라보는 백 선생께서는 요즘 살
판 났대요.
그토록 속 썩히던 그 딸년 덕분에 재작년에는 동남아 여행, 작년에는 유럽여행
최근엔 미주여행까지 다녀오시더니만 날마다
'싱글벙글 쑈!'
만나는 사람마다
1달라 짜리 외화를 낭비(?)하시면서
흐뭇해하시니 역시 세월은 약인가
봅니다.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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