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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파먹고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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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5>같은 공무원이나 '신세대 공무원 신 주사'가 같은 한 아파트로 이사오기 전까지만해도
늙은 우리 '구시대 공무원
구 계장'의 가정은 그런 대로 단란했었고
작은 행복에 젖어 부족함이
없었는데
어느 날, '신
주사'가 '구 계장'이 사는 아파트로 이사 오고 난 후 부터
구 계장 댁
사모님께서는 하늘같은 지아비를 불신하기 시작했고
사사건건 '신 주사 댁' 지아비와 비교하며 *바가지를 박박
긁어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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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은 봉급을 제대로 안 갖다
주느냐?"
"왜. 당신은 공휴일에도
맨 날 특근한다 하느냐?"
"왜, 당신은 제때 퇴근도 못 하느냐?" 등등 왜왜왜???
그도
그럴것이
새로 이사온 신주사 댁
지어미가
맨 날 찾아와
종알종알.
"사모님! 우리 집 아빠는요,
봉급하고 수당하고 여비, 그리고 효도휴가비,
체력단련비는 물론이고요
시간외근무수당까지 아무튼 직장에서 나오는 돈이라고 생긴 것은
한 푼도 안 떼고
죄다 내 통장으로 착착 입금시키고
하늘이 두 쪽이 난다해도 일요일에는
예배보러 가지요,
공휴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야외로
나가지요,
퇴근시간 딱 맞춰 집에 들어오지요,
한마디로 아직 계장도
아니지만
그렇게 '착실과장' 일 수 가
없어요,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가정생활의 모범을
보여야겠지요 사모님?!"
만년 주사로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만사를 제쳐놓고
선공후사(先公後事)의 사명감 하나로
멸사봉공하는
구시대 정신(?)이
유감이로소이다.
"아내여!정말 미안하게
살았다만 공무원은 흙 파 먹고 산다더냐?
여비에 시간외 수당까지 모조리
아내에게 바치고 나면 뭘 가지고 사나?
마누라한테 몽땅 갖다
바치고 째째하게 푼돈 타는 짓 나는 죽어도 못해!
그렇지만 여보! 마누라! 만년주사님
정년퇴직하시는 날도 멀지 않했네
이제 곧 늙은 주사는 더 늙어
죽을때까지 집에 가서 실컷 놀아 줄께!
그동안이라도 밤송이로 허리 득득
긁지말고 바가지나실컷,박박 긁으시구려!"
아직도끊지 못한 담배 한
대
동그라미 연기속에
사라지는젊음의 자화상!
거리엔 구세군 자선남비 소리, 벌써
연말... 허허허!
주) *바가지 :
'잔소리를 늘어 놓다`는 뜻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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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쥐통(괴질-콜레라. 호열자)이 돌아다닐 때에 귀신을 쫓는다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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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를 쒸워 득득 긁었던 데서 비롯된 듣기 싫다는 공통성으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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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아내가남편에게 경제적 불평 따위 등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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