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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서' 번 돈을 어찌 하오리까?
icon 소천재선
icon 2004-01-03 09:36:35  |  icon 조회: 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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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서' 번 돈을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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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5>주말이라 선지 장성 발, 서울 도착 '새마을 열차 특실'을 제외하고는
보통 열차 표가 매진되어 할 수 없이 '특실
3매'를 달랬더니
매당 34,400원이니 3매(소천 내외와 딸) 103,200원이라고.


어이구머니, 그렇게 비쌀 줄이야!
"특실은 진짜로 보통사람은 못 타겠네!"



그냥 뒤돌아 장성 버스 터미널로 가서
AM 10:25분 '장성-서울 직통 고속버스' 표를
매당 12,300원 3매에 단돈 36,900원으로 겨우 10여명의 손님과
넉넉하게 자리잡고


서울까지 겨우 3시간 30여분,
빠르기도 하거니와 열차 대비


'가만히 앉아서' 63,300원을
벌었으니 입도 저절로 벌어지더라.



size=5>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 배가 출출하여 연접 건물인 신세계백화점에 갔더니
곳곳에 무슨무슨 '무료 시음회 및 무료
시식회'가 성황 중이었는데
그 중에서 감동적인 풍경하나를 보았으니......
"나는 원래 감동을 잘 하지만 정말
감동했어요!"




남루한 차림의 70세 할아버지가
5~6세쯤 되어 보이는 어린애를 데리고
매우 흐뭇한 표정으로 미소까지 지으면서 '무료시음. 시식회' 코너마다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이것저것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이시는데
아마도 '무전 취식 차' 매일 이용하는 단골 손님인 듯 싶어 말을 건네
보았어요.



"할아버지! 애가 손녀딸
이슈?"
"음, 그래, 아들놈이 공사판 날 일하다가 세 살짜리 이 딸년 하나 두고
죽고 나니 며느리가 집 나가면서 하는 말이 어디
'보육시설에 갖다주면
나라에서 다 키워준다는데' 내 자식이 난 자식을 갖다주긴 어딜 갖다 줘!



얘가 뭐 물건이냐고?
내 능력껏
지금까지 데리고 다니면서 식사는 여기서 해결하는데
한번도 쫓겨 난 일이 없고 사정을 아는 이곳 직원들이
더 잘
해주니까 정말 고마울 따름이야!"



"그럼 잠자리는요?"
"잠자리?
그것도 해결됐어, 처음에는 요 애를 보듬고 노숙자 노릇도 했는데
돈은 없어도 집은 하나 있는 동갑내기 노인친구 하나가 외롭다고
함께


생활하자고해서 size=3>내가 승낙했으니 사실 나도 베풀고 있는 꼴이지! 허허허!"



할아버지께서는 '무료 맥주시음회'
맥주시음으로 적당히 취기가 오르자
묻지 않는 말까지 줄줄줄 신바람인지 신세한탄인지를 쏟아 붓고는
일어서서 나가시는데 "할아버지!
오늘도 이걸 받아 가셔야지요!" 하면서
무료시식회장의 참한 아가씨가 비닐봉지에 담은 음식을 미소롭게 건네주며



"할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꼬마야!
내일 또 보자. 안녕~!"


그래서 세상은 쓰디쓴 죽을 맛이
아니라
훈훈한 인정으로 살 맛 나는세상인데 정작 고민은 제가 고민이네요.
'가만히 앉아서' 번 돈 63,300원을 어찌
하오리까?



정다운 '소세사이가족' 여러분의
훈훈한 리플 의견에 따르렵니다.













2004-01-03 09: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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