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ze=4>동백꽃
피는 선운사
마애불
봄볕
따사한 아주 옛날
동박새 한 마리 푸르르 날아와
꽁지 사알작 들어 떨어뜨린 동백꽃씨 하나.
해는 뜨고
지고
달은 돌고 돌고
별이 빛나더니
백팔번뇌 잊으시고 층암절벽
붙박이로
영겁의 도솔천을 염(念)하는 *마애불 바라보며
동백꽃은 부끄러워 빨간 곤지 찍어
웃더라.
천년풍상도 지울 수 없는
고해의 바다
청산도 말없음이요 유수도 말없음에
부처님도 사천왕도
말없음이라.
울울창창 동백꽃은 피어 만발하고
천마봉 낙조대 하늘가에 구름 피어
흐르나니
도솔의 선운(仙雲)인가, 낙조대의 낙조련가.
도솔천지 카메라도 없는
몸이 사진 한 장 찍으려고
사방천지 둘러보다 선녀처럼 아름다운
묘령의 아가씨를 만났으니 이 아니
좋을쏜가!
맑은 눈망울에 고운 마음 묻어있는 한 장의 사진
이 풍진 세상에 인정 넘치던
아련한
그 옛날 추억까지도 불러 주었네라.
주)
마애불(磨崖佛)
암벽이나 구릉에 새긴 불상, 또는 동굴을 뚫고조각한
불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인도 ·중국 ·일본 등에 퍼져 있으며
수법도 양각(陽刻) ·음각(陰刻) ·선각(線刻)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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