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세상사는 이야기_이전
인생은 구름 나그네(雲客)
icon 소천재선
icon 2004-05-29 09:32:47  |  icon 조회: 947
첨부파일 : -




size=5>인생은
구름 나그네
(雲客)


size=3>


size=3> 하나, 어머님 운명 하신던



size=3> 빗 바람 천둥번개 일진광풍 불던
새벽
팔십 고개 꼬두막 길 숨가쁘시게
오르시다
백팔번뇌 모진 고통 일순간에
승천하니
배꽃 같은 고운 얼굴로 조용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size=3> 가기도 서러워라, 모진 고통
질기게도 참으시며
"죽기 전에 자주
와라, 많이 와라 죽기 전에"
창가에
기대앉아 아들 딸이 보고싶어
바람소리도
반가웠던 어머님은 먼 길 떠나셨습니다.


size=3>


size=3> 흉년들어 보릿고개 넘나들

칠 남매 등에
업으시고
먹을 것, 입을 것, 참고
참으시며
허리띠 졸라매시던 어머님은
가셨습니다.



size=3> 가난이 죄가 되어 가르치던 못
했어도
장성한 자식들이 밥 술 먹게
되었느니
뉘 복인지 몰라도 "내복으로
산다"시던
울 어머니 양천 허씨 대부인은
구산동 뒷산에 잠드셨습니다.



size=3> 쏟아지는 단잠도 주무시지
못하고
자식욕심, 일 욕심 밤새도록
길쌈하며
물레야 물레야 뱅뱅뱅
돌아라
북망산천 황천 길 돌아
가셨습니다.



size=3> 애고의 통곡소리 구천에
울고
살아생전 못한 일만 가슴에
맺혀
불효자식 엎드려 제
설움에
이 한밤 절로 눈물
흘리옵니다.


size=3>


size=3> 둘, 어머님
영전(靈前)


size=3>


size=3> 당신이 노시던
툇마루에
커다란 사진 한 장, 검은 줄
드리옵고
생전에 못 보시던 꽃 겹겹이
둘러 쌓여
안방 윗목 시신 눕혀 향불
피어오릅니다.


당신이 생전에 마련하신 깨끗한 수의 한

임종을
알으셨을까
"옷을 갈아 입히고 큰방으로
옮겨라고"
몸 부려 반듯하게 임종채비
하시던 어머님

당신과
다정했던 동네 분들
문구점 할머니와
정목이네 할머니도
담 밑에 꽃
상여를 혀를 차며
만져보는데
조문객의 웃음소리,
윷놀이가 한창입니다 그려.


size=3>


face=궁서체>셋,
어머님의 꽃 상여


옥황상제
염라대왕
구름 속의 선녀들이 춤을 추네
너울너울
울긋불긋 꽃상여 가자가자 어서
가자
저승사자 널름널름 갈 길을
재촉하네.

산천초목 나
몰아라
북망산천 가는
길에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훠이훠이 날리는 명전의
불꽃


가시옵소서!
바람 타고 구름
타고
별과 달과
영면하시옵소서!

어머니!~


size=3> size=3>넷, 어머님 성묘 길에


size=3>



어머니!

당신의 뜰 악에 빨간 홍시 감을 보세요

가지마다 주렁주렁
가을입니다.


어머니!
당신의 손길어린 토란 밭을
보세요
넓적넓적 옹골진
가을입니다.


어머니!
당신이 씨뿌린 텃밭의 고추밭을
보세요
마디마디 탐스런
가을입니다


어머니!
당신이 계시는 곳, 파아란 하늘을
보세요
푸릉 푸릉 고추잠자리 춤추는
가을입니다.


어머니!
당신이 떠나신 상여 길 갈대꽃을
보세요
한들한들 갈바람
가을입니다.


어머니!
당신의 묘소에 술 빚어 한 잔술 동두서미
좌포우혜
애고애고 애고하는
가을입니다.


size=3>
다섯,구름
나그네

그대, 고향이
어디매뇨?
그대, 어디서
왔느뇨?

남자의 고향은
여자
여자의
고향은 남자
남녀간의 사랑도 고향
찾기련가.

고향은 영원한 노스탈자
어머니!
포근하고 넉넉하고 용서하며 사랑하는

밀물처럼 끝없는
그리움이어라

아등바등 고해인생, 부귀영화
일장춘몽
만경창파 일엽편주, 고진감래
새옹지마
고대광실 어림없고 전생으로 돌아갈 제
'판자 집'
하나

오호라,
인생은 구름 나그네 (雲客)!
구름타고
왔던 길도 외길이고


size=3> 구름타고 가는 길도
외길이라............................................................................

face=궁서체>



size=3>



2004-05-29 09: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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