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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없이 찾아가차 한 잔 마시고 싶습니다.
size=5>子曰 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
자왈
여선인거 여입지란지실 구이불문기향 즉여지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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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不善人居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
여불선인거 여입포어지사 구이불문기취 역여지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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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3>丹之所藏者赤 漆之所藏者黑 是以
君子必愼其所與處者焉
size=3>단지소장자적 칠지소장자흑 시이 군자필신기소여처자언
-명심보감에서-
공자 가라사대 "선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은 향기로운 지초(芝草)와 난초(蘭草)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냄새를 맡지 못하니, 이는 곧 그 향기와 더불어
동화(同化)된 것이고, 선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절인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나쁜 냄새를 알지 못하나 또한 그
냄새와 더불어 동화된 것이다. 붉은 주사(朱砂)를 지니고 있으면 붉어지고, 검은 옻(漆)을 지니고 있으면 검어지게 되니, 군자는 반드시 그와
함께 있는 자를 삼가야 한다"는 말씀.
유안진의 수필집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읽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소세사이 가족'과 함께 향기로운 '지란지교'의마음으로
사람사는 세상에서진정
따뜻한 사람 냄새나는 우정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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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ze=5>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이 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고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되리라.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되며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하게 맞장구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 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 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管鮑之交)를 말한다.
나는 도(道)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聖賢)같아지기를 바라진 않는다.
정직하게 살고 싶고,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자리서 탄로 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싶을 뿐이다.
(중략)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壽衣)를 입게 되리라.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芝蘭)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라는 마지막 문장이 짙은 여운을 남기듯
'소세사이 가족' 여러분들의 짙은 우정에 감사 드리며
'허물없이 문득 찾아가 차
한 잔 마시고 싶다고' 말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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