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의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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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규
가을을 남겨 두고
나
갑니다.
겨울이 오면
나
사랑방의 곶감이 되고
수정과의 속살도 되고 싶지만
그것마저 당신은
원하지 않으실 것
나 알기에
그냥 이대로 툭! 떨어져 갑니다.
이 사무치는 인사말도
부질없는 바람이란 걸 잘 알지만
이 녀석은 좀 늦게 오라 하고
가을을 남겨 두고
나
붉디 붉은 사랑 하나
당신의 시린 하늘에 걸어 두고
사뭇 슬퍼도 슬프지 않게
아예 흙으로 돌아갑니다.
2004.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