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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붕어빵 장수의 노래
icon 정문규
icon 2005-01-17 10:21:41  |  icon 조회: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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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붕어빵 장수의 노래











         
      어느 붕어빵 장수의 노래

      - 정문규


      내가 그대에게 내미는 손길이
      구걸이 아니라 정당한 경제 행위이기를.

      애써 만든 붕어빵 하나,
      그 빵을 내가 도로 먹는 이런 일은 아예 없기를.

      절망마저 사치인 이 섬뜩한 세상에
      붕어 떼 파닥거릴 어느 봄날 있기를.

      하얀 눈송이, 솜사탕이라고 긁어 모아
      내 아이 손에 아픈 꿈을 쥐어 주는 날.

      그 어떤 이념과 그 어떤 사상이
      내 식구의 굶주린 창자보다 찬란하단 말인가?

      내게 있어 눈물겨운 순 이익은
      입김도 아까워 버리지 못하는 부레 없는 목숨이다.


      2005. 1. 15.






2005-01-17 10: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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