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세상사는 이야기_이전
어느 고얀사람이...
icon 성아래사람
icon 2005-07-28 16:23:31  |  icon 조회: 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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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건망증이 몹시 심한 선비께서

길을 가다가 뒷일이 급하게 되었는디


적당한 곳에 실례를 할 요량으로

자리를 잡고서는


그래도체면은 양반이라

갓을 벗어야 겠기에


일어서면 바로 머리에 닿을 자리에

갓을걸어놓고서는 잊지 않을려고


"내 머리위에 내 갓이 있다"는 것을

몇번인가 복창하면서


일을 마치고 뒤를 닦고서 일어서는디

왠갓이 선비의 머리에 닿는것이렸다.


"어허 어인일로 이 산중나무에

갓이 걸려 있을꼬?" 하면서

자기 머리를 만져보니갓이 없는게 아닌가


"아이쿠 마침 갓이 없는데 잘 되었구만,

세상에는 죽어란법만 있는게 아니라더니만

허참 별 희한한 일이로세"


즐거운 마음에 갓끈을매다가 그만

자기가 싼 변을 밟고 말았다.


"아니누가 이런 산중에다

뒤를 봤단 말인고"


"고얀사람이라고" "에이 고얀사람이라고"


계속 궁시렁거리면서

길을
가더랍니다
.


2005-07-28 16: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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