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세상사는 이야기_이전
'징검다리'의 감동적인 글
icon 소천재선
icon 2009-04-15 09:52:04  |  icon 조회: 864
첨부파일 : -





face=굴림 size=2>

face=굴림
size=2> face=궁서 size=4> '징검다리'의 감동적인 글

style="FONT-SIZE: 12pt">

style="FONT-SIZE: 12pt">'징검다리'라고 불리는

내 좋은
카페지인의 감동적인 글을

face=궁서 size=4>원문 그대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face=굴림 size=2>

face=굴림 size=2>실밥이 뜯어진 운동화, 지퍼가 고장 난
검은 가방 그리고 색 바랜 옷.....
내가 가진 것 중에 헤지고
낡아도 창피하지
않은 것은 오직 책과 영어사전 뿐이다.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원수강료를 내지 못했던
나는 칠판을
지우고 물걸레질을 하는 등의
허드렛일을 하며 강의를 들었다.

수업이 끝나면 지우개를 들고 이 교실 저 교실
바쁘게
옮겨 다녀야 했고, 수업이 시작되면 머리에 하얗게 분필 가루를
뒤집어 쓴 채 맨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공부했다.

엄마를
닮아 숫기가 없는 나는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는 소아마비다. 하지만 난 결코 움츠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 가슴속에선 앞날에
대한 희망이
고등어 등짝처럼 싱싱하게 살아 움직였다.

짧은 오른쪽 다리 때문에 뒤뚱뒤뚱 걸어 다니며,
가을에 입던
홑 잠바를 한겨울에까지 입어야 하는
가난 속에서도 나는 이를 악물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추운 어느 겨울날, 책
살 돈이 필요했던 나는

face=굴림 size=2>엄마가 생선을 팔고 있는 시장에 찾아갔다.

face=굴림 size=2>그런데 몇 걸음 뒤에서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차마 더 이상

face=굴림 size=2>엄마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눈물을 참으며 그냥 돌아서야 했다.

엄마는 낡은 목도리를 머리까지 칭칭 감고,

질척이는 시장 바닥의 좌판에 돌아 앉아
김치 하나로 차가운 도시락을 먹고 계셨던 것이다.

그날 밤 나는 졸음을 깨려고
몇 번이고 머리를
책상에 부딪혀 가며 밤새워 공부했다.
가엾은 나의 엄마를 위해서...

내가 어릴 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엄마는 형과 나,

face=굴림 size=2>두 아들을 힘겹게 키우셨다. 형은 불행히도 나와 같은 장애인이다.
중증 뇌성마비인 형은 심한 언어장애 때문에
말 한마디를 하려면

face=굴림 size=2>얼굴 전체가 뒤틀려 무서운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그러나 형은 엄마가 잘 아는 과일 도매상에서 리어카로
style="FONT-SIZE: 12pt">과일 상자를 나르며

face=굴림 size=2>집안 살림을 도왔다. 그런 형을 생각하며 style="FONT-FAMILY: Batang"> size=2>나는 더욱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face=굴림 size=2>시간이 흘러 그토록 바라던 서울대에 합격하던 날,
나는 합격 통지서를 들고 제일 먼저 엄마가 계신 시장으로
달려갔다.

그 날도 엄마는 좌판을 등지고 앉아 꾸역꾸역
찬밥을 드시고 있었다. 그때 나는 엄마에게 다가가
등 뒤에서
엄마의 지친 어깨를 힘껏 안아 드렸다.
'엄마...엄마..., 나 합격했어.....'
style="FONT-SIZE: 12pt">

나는 눈물 때문에 더 이상 엄마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엄마도 드시던 밥을 채 삼키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시장 골목에서
한참동안 나를 꼬~옥 안아 주셨다.

그날 엄마는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에게 함지박
가득 담겨있는 생선들을

돈도 받지 않고 모두 내주셨다. 그리고 형은 자신이 끌고 다니는

리어카에 나를 태운 뒤 입고 있던 잠바를 벗어 내게 입혀 주고는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로 나를 자랑하며 시장을 몇 바퀴나 돌았다.

그때 나는 시퍼렇게 얼어있던 형의 얼굴에서

기쁨의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았다.

'어둠은 내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어둠에서 다시 밝아질 것이다.

이제 내게 남은 건 굽이굽이 고개 넘어 풀꽃과 함께 누워계신

내 아버지를 용서하고, 지루한 어둠 속에서도 꽃등처럼 환히

나를 깨어 준 엄마와 형에게 사랑을 되갚는 일이다.'









2009-04-15 09:52:0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