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게/정문규
그대가 없다면
나는 뙤악볕에
고독을 얼리며 살았을 것을
그대가 있기에
버들가지처럼
내 마음 자꾸 흔들리노라
그대가 있기에
종달새처럼
보리밭 언덕을 뛰놀아라
그대가 있기에
아지랑이처럼
햇살에 간지러워라
그대가 있기에
개나리 같은
첫사랑을 설레어라
이제 미치도록 그립지 않은 그대를
절대 기다리지 않겠노라
이미 내 안에 꽃덤불
무더기 피어 있는 그대를 2010. 2. 17.